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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화 유산은 없지만 태초에 조물주가 창조한 웅장한 자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대한민국보다 아주 조금 넓은 국토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인구는 30만 가량. 이렇게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이유는, 아직도 살아서 활동하는 화산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언제 화산이 폭발할지 모르는 위험성도 있고요. 펄펄 끓고 있는 땅속의 온도와 달리 지표면의 온도가 낮아서 농작물 경작이 어려운 것이 큰 이유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엄청난 폭포들이며, 더운 물이 올라오는 간헐천, 폭신한 이끼밭에 빙하의 모습까지 유명한 영화들의 로케이션으로 볼 수 있었던 곳들도 많고요, 그 곳들을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의 숫자가 상주하는 인구보다도 훨씬 많은 곳이었습니다.

 

그런 신비로운 자연보다도 저를 생경하게 만든 것은 ‘백야’였습니다. ‘백야’란 위도 48도 이상이 되면 한여름에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서 밤에도 태양이 떠 있어서 낮의 모습이 되는 것이라고 지리시간에 머리로는 배웠지만, 실제로 밤 10시가 되었는데도 창밖이 환한 모습은 믿을 수 없더군요. 시차로 잠 못 이루는 일행 한 사람이 ‘해와 겨루기’를 하듯 눈을 부릅뜨고 지켰지만 어둠을 보지 못하고 잠들었다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날 제게 우연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밝은 밤 11시 무렵, 공원에 산책나갔다가 빛깔이 달라진 하늘 모습을 보고는 호기심이 시동을 건 겁니다. 인터넷 정보를 통한 그날 일몰 시간은 밤 11시53분. 그리고 다음날 일출 시간은 오전 3시11분. 일몰을 앞둔 11시의 하늘은 신기하게도 마치 일출 전조처럼 노란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로등은 꺼져 있습니다. 12시가 넘으니 가로등이 켜진 걸로 봐서, 밝긴 하지만 일몰과 일출 기준으로 가로등이 점등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새벽 2시 무렵이 되니 석양처럼 불타오르기 시작하는 하늘. 카메라로는 온전히 담기지 않는 오묘한 빛깔의 하늘을 눈과 맘 속에 가득 담아 왔습니다. 

 

아 그런데 사진을 찍다보니 일출과 일몰의 하늘 방향이 동과 서가 아니라 한 방향(북쪽)의 왼쪽과 오른쪽이네요. 북위 64도의 레이캬비크의 그날 일몰은 북서337도에서, 일출은 북동 23도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후에 찾아보고야 알았습니다. 이 세상엔 아직도 이렇게 처음 보는 것이 많으니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단 얘기겠죠. 위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작은 존재일뿐이네요.   

 

배우 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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