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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관우, “힘들지만 오로지 연기뿐”

입력 : 2023-07-19 15:19:44 수정 : 2023-07-19 15: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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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배달, 건설일용직, 택배 상하차… 안 해본 알바가 없어요.”

 

힘들지만 오로지 연기뿐이었다. 연기 경력 23년 배우 윤관우는 갖은 고생을 다 해본 생활형 배우의 표본이다. 모든 배우는 비정규직이다. 그래서 공백기에는 먹고살기 위해 막노동판까지 전전하는 건 예삿일. 아직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이 세상의 모든 배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최근 윤관우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연기에 대한 이야기부터 연출에 대한 청사진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로 정착하기 전까지는 산전수전의 연속이었다. 풋내기 시절 연극판에 뛰어들면서 온몸을 부딪히며 연기를 깨닫게 됐다. 윤관우는 “영화 ‘깡패수업3’로 2000년에 데뷔한 이후 2007년 연극을 하기 전까지는 스스로 연기를 잘하는 줄 알았다”며 “그 당시에 많이 깨졌다. ‘선수들이 여기(연극계) 다 모여있구나’라는 것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부터 고행길에 올랐다”며 “‘연기하는 게 힘든 거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 특히 힘든 것은 무시였다. 악을 버텨냈다”고 회상했다.

 

배우는 정규 관련 직업을 얻기 어렵다. 언제든 작품에 들어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하기 때문. 그래서 일일알바를 선택하는 이유다. 윤관우는 “음식 배달을 비롯해 쇼핑몰 물류 및 택배 상하차까지 정말 모든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해봤다”며 “이런 아르바이트는 페이가 1주일 혹은 당일 지급된다. 나만 유별난 게 아니라 내 또래에 이런 스토리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도 50대 초반의 나이를 가진 배우들도 공사판에서 돈 모아서 연기하거나 강의 등을 맡기도 한다”며 “역할이 비중이 있거나 유명세가 있지 않은 이상 힘든 상황은 모두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연습은 끝이 없다. 지금도 매주 희극 낭독회 모임을 통해 연기력을 갈고닦는다. 그는 “공연을 하면서 점점 (연기력이)업그레이드됐고 대학로에서 ‘좋은 희곡 읽기 모임’을 통해 항상 공부 중”이라며 “10년 정도 된 모임으로 매주 희곡을 읽고 있는데 이는 배우에게 최고의 훈련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낭독 공연을 비롯해 실제 공연도 올리고, 거기서 만난 선후배들끼리 모여서 무아지경이란 극단을 만들었다”며 9월에 올릴 연극 ‘밀정 리스트’를 소개했다. 해당 작품은 일제강점기 시절 실제 밀정 리스트를 보여주고, 얼마나 많은 밀정이 있었는지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

 

연극에 대한 열정은 갈수록 뜨겁다. 연기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작업 및 연출에도 관심이 있다. 그는 “연극인이라면 이 시기에 우리 예술가들이 할 수 있는 말을 무대 언어로 전달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나는 그것에 대해 항상 촉이 곤두서 있다”며 “요즘은 글도 쓴다. 그리고 직접 연출할 생각도 갖고 있다. 계속 시도해볼 것이다. 그것이 내가 쓰는 첫 번째 이유”라고 했다. 이어 “요즘엔 장르의 경계가 없다. 희곡에서 영화 쪽으로 시나리오를 바꾸어서 쓸 수도 있다. 그런 쪽으로 상상력을 계속 키우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뿐만 아니다. 최근엔 드라마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이성택 연출, 정다희 극본, ㈜넘버쓰리픽쳐스 제작)를 촬영 중이다. 깊이감 있는 그의 연기력이 다양한 콘텐츠에서 빛나길 기대해본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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