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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명의] 유방암 환자에서 ‘선행화학요법’ 중요한 이유는

입력 : 2023-03-23 01:00:00 수정 : 2023-03-29 10: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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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변 너무 크거나 넓은 경우 시행
절제 범위 최소화… 기능 유지 도움
오심·구역감 등 부작용 생길 수도

최근 유방암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고려해볼 만한 치료 중 하나가 바로 ‘선행화학요법’이다. 이는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지만, 기능 유지나 수술 범위를 줄이는 목적으로 수술적 치료 전에 시행하는 항암화학요법을 말한다. 어떤 상황에서 고려해볼 수 있는 치료일까. 백선경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를 만나 자세히 들었다.

백선경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경희의료원 제공

-유방암 환자가 선행화학요법을 고려하는 이유는.

 

“수술 범위를 줄이는 것부터 들 수 있다. 가령 유방 전절제술이 필요한 환자도 이를 통해 유방 보존술이 가능해질 수 있다. 또는 수술하기에 병변이 너무 크거나 범위가 넓은 경우 고려해볼 만하다. 이밖에 항암치료에 대한 감수성을 반영, 예후를 알 수 있는 병리학적 완전 관해를 확인할 수 있다.”

 

-수술만으로는 유방암을 완전히 치료하기는 어렵나.

 

“유방암 치료의 핵심은 수술이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수술만 받을 경우 혈액에서 암세포가 남을 수 있는데, 이는 재발 위험성이 높은 유방암에 대처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또, 유방에 미세하게 남아 있는 암세포를 제거하기 어려운 상황이 존재한다. 이럴 경우 적용하도록 도입한 치료법이 바로 유방암 수술 전후 시행하는 보조적 치료다. 이 가운데 하나인 선행화학요법은 유방암 치료에서 수술 못잖게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의 중요성이 커진 듯하다.

 

“그렇다. 수술 전 시행하는 선행화학요법은 기존 수술 후 보조화학요법과 비교했을 때 치료 효과는 비슷하면서도 수술 범위를 좁힐 수 있다. 무엇보다 병리학적 완전 관해를 통해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반대로 병리학적인 완전 관해가 오지 않은 환자들은 예후 파악에도 도움이 된다.

 

가령 병리학적인 완전 관해가 오지 않은 환자에서 수술 후 보조적으로 항암제 치료를 추가하거나, 보조 요법에 사용되는 약제를 바꾸는 방식 등으로 환자의 재발을 줄일 수 있어 보다 중요해졌다고 본다.”

 

-어떤 상황에서 선행화학요법이 권고되는지.

 

“주로 병기가 진행된 환자에서다. 액와절 림프절이 양성이거나 유방전절제술이 필요한 경우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유방암 수술 후 완전 관해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들은 재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들도 경구약제나 다른 표적항암제 등을 사용해야 할 수 있으므로 수술 전 선행화학요법을 적극 고려해보는 게 좋다.”

백선경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경희의료원 제공

-선행화학요법의 치료 기간은.

 

“재발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보조 항암요법으로 사용하던 약제를 수술 전으로 당겨와서 사용하는 것이다. 대략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는 다른 약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기간이 4~5개월(18주)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

 

-탈모라던지, 오심, 구역감 등의 문제는 없나.

 

“유방암에 효과 있는 약제들이 거의 탈모를 유발하는 약제들이라 선행화학요법 기간 동안에는 탈모가 발생한다. 치료가 끝나면 대부분은 머리카락이 길게 자라는 가역적인 변화다. 그동안 구토를 줄여주는 보조 약제들이 많이 개발돼 지금은 20% 전후의 환자들이 구토를 호소하고 있다. 정도나 횟수는 확실히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 약제들이 오심까지 완전히 줄이지는 못해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방암 진단 자체에 좌절감을 느끼는 여성도 많은 것 같다.

 

”일단 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에는 ‘병이 왜 걸렸을까?’ ‘어떻게 하면 안 걸렸을까?’ 물으며 자책하는 분들이 많다. 원인을 듣고 싶은 마음과 듣고 싶지 않은 두 마음이 싸우게 된다. 내 경우 ‘원인은 모르는 겁니다. 결과만 가지고 말하자’고 말씀드리며 치료에 집중하도록 도와드리려 한다.

 

장년층 환자의 경우는 살아오면서 여러 경험이 있다 보니까 오히려 담담하게 치료 과정을 이어가는 편이다. 젊은 환자 중에는 간혹 병 자체를 회피하고 도망가려는 심정 때문에 ‘이것 때문에 내 인생이 망했어‘라는 식으로 상황을 투사하면서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의사 입장에서는 무척 안타깝다. 이럴 때는 환자분의 두려움, 불안감까지 잠재우면서 치료를 해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의료진을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길 당부드린다.“

 

-선행화학요법 시 환자가 지켜야 할 건강수칙은.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 참여를 통해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다. 건강을 위해 무리한 운동보다는 그때 그때 체력에 맞는 적절한 운동이 권고된다. 항암화학요법 기간 동안에 식욕부진이 발생할 수 있지만 회복되는 대로 식사량을 유지하며 전신 상태 유지에 노력하는 게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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