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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메모] 오재원과 두산이 이별하는 법

입력 : 2022-10-08 20:48:06 수정 : 2022-10-08 20: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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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재원(37)과 두산이 아름답게 이별했다.

 

 2007년 두산에서 데뷔한 오재원은 올해까지 16년간 원클럽맨으로 뛰었다. 정들었던 두산과 그라운드를 떠나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키움과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펼쳤다.

 

 경기 시작 전 은퇴식 1부가 시작됐다. 양 팀 선수단이 도열한 가운데 오재원의 유니폼, 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선수단이 다 함께 촬영한 사진이 담긴 액자가 기념품으로 전달됐다. 키움 주장 이용규, 두산 주장 김재환이 꽃다발을 전했다. 이용규는 따뜻한 포옹으로, 김재환은 모자를 벗고 깍듯한 인사로 작별을 고했다. 이어 두산 선발진의 에이스였던 더스틴 니퍼트(은퇴)가 깜짝 등장해 꽃다발을 안겼다. 팬들도 자리를 빛냈다.

 

 0-2로 끌려가던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오재원이 박세혁 대신 타석에 들어섰다. 팬들의 박수와 함성이 함께했다. 상대 투수 양현의 초구에 기습 번트를 대 1루에서 아웃됐다. 9회초 2루 수비에도 나섰다. 오랜 기간 함께 키스톤 콤비를 이룬 유격수 김재호도 교체 투입돼 오재원의 옆을 지켰다.

 

 경기 후 은퇴식 2부가 진행됐다. 오재원의 신인 시절부터 그간의 발자취를 담은 기념 영상이 상영됐다. 두산 김재환, 허경민, 김재호는 물론 과거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양의지, 이용찬, 박건우(이상 NC), 이원석, 오재일(이상 삼성)이 등장해 인사를 전했다. 오재원의 부친이 마지막을 장식했다.

 

 감정을 추스른 오재원은 천천히 은퇴사를 낭독했다. 이후 선수단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김민혁, 김대한, 서예일이 정수기 물통을, 김재환 등 선수들이 500㎖ 생수병을 몰래 쥐고 나왔다. 오재원은 2019년 포스트시즌서 선보였던 셀카 세리머니로 사진을 찍으며 동료들과 추억을 남겼다.

 

 기념 촬영이 끝나자마자 선수들은 기다렸다는 듯 오재원에게 물을 뿌렸다. 이후 헹가래를 펼쳤다. “하지 마!”라는 오재원의 외침에도 멈추지 않았다.

 

 선수들과 시간을 보낸 오재원은 1루, 외야를 거쳐 3루까지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다시 홈으로 돌아오자 니퍼트가 그를 맞이했다. 진한 포옹을 나눴다. 훈훈하게 은퇴식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오재원의 은퇴사 전문.

 

 “먼저 이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캡틴’을 허락해주신 박정원 회장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어릴 적 할아버지, 아빠와 함께 LG를 응원하러 이 야구장에 오면서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꿨습니다. 그런 엘린이가 대학교 때 김우열 선생님을 만났고 김경문 감독님을 만났으며 김인식 대표팀 감독님의 부름을 받았으니 전 태어날 때부터 두산이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 윤명준, 양의지, 박세혁, 장승현, 최용제, 오재일, 김재호, 허경민, 정수빈, 김재환, 박건우, 김인태, 민병헌, 김현수, 이원석. 절대 잊지 않을 것이고, 내 자랑이자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이름이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벅찬 3개의 순간과 3개의 반지를 함께 쟁취했던 내 형, 내 동생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가족에게 이게 끝이 아니고 다시 시작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습니다.

 

 끝으로 두산 또 저의 팬 여러분.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가득 메워주시고, 박수 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는 이제 다른 오재원으로 뵙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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