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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작가의 음담사설] 론스타 판정과 황비홍 2탄의 닮은 점

입력 : 2022-09-05 18:00:01 수정 : 2022-09-05 18: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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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이상이라면 이연걸 주연의 ‘황비홍’과 영화의 주제곡 ‘남아당자강(男兒當自強)’을 기억하실 겁니다. 예능에서 무술 하는 장면이나 중국 관련 배경음 등으로 자주 쓰이는 노래죠. 특히 황비홍 2에선 성룡이 광둥어 판으로 노래를 불러서 더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성룡의 히트작 ‘취권’에서 성룡의 극 중 이름이 ‘황비홍’이었으니 성룡은 이래저래 황비홍과 인연이 깊습니다.

 

황비홍은 총 6편의 시리즈가 제작되었는데 ‘황비홍1‘은 1991년 개봉 당시 서울 관객 40만 명을 동원하며 초대박을 터트립니다.

 

그러면서 희대의 문제가 터져 나왔는데요. 바로 ‘황비홍3‘가 ’황비홍2‘보다 먼저 개봉되는 해프닝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게 국내 수입사 간의 뻘짓 때문인데요. 1편을 57만 달러에 수입해 왔는데 예상외의 히트를 기록하자 수입사들이 2탄을 서로 사겠다며 경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2탄의 수입가가 무려 2백만 달러 가까이 오르게 되는데요. 이것이 방송과 신문으로 크게 보도되고 외화 낭비라는 비난에 시달리자 꼬랑지를 내린 수입사들이 3편부터 수입하는 희대의 코미디가 벌어지게 된 거죠. 그때나 지금이나 달러를 함부로 쓰는 뻘짓은 비난받기에 십상이죠.

 

요즘은 론스타 배상 문제가 그런 꼴 같습니다. 론스타가 2012년 11월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46억 7천950만 달러(약 6조 1천억 원)의 손해를 봤다며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국제중재를 제기했고, 중재판정부는 우리 정부에 2억1천650만 달러(약 2천800억 원·환율 1,300원 기준)를 지급하라고 판정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피 같은 우리 세금이 외화로 유출되게 생겼어요. 물론 정부는 ‘판정 취소 신청’을 통해 외화 유출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게다가 정치권에선 2002년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와 관계가 있던 추경호 기재부 장관과 한덕수 총리에게 책임론까지 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그때는 그게 맞는 선택이었을 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20년 전 일로 인해서 현재의 세금이 사라지는 게 문제잖아요. 서로 간에 책임 공방하며 ‘황비홍2‘ 꼴이 나지 말고 힘을 합쳐서 정부는 정보공개를 투명하게 하고 여야도 힘을 합쳐서 피 같은 국민의 세금, 그리고 외환보유고도 지켜야 할 때입니다. 제발 서로 싸우다가 피 같은 돈을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랍니다.

 

 

이승훈 작가(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이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갱년기 중년남)

 

사진=황비홍1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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