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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썸씽로튼

입력 : 2022-03-16 09:52:57 수정 : 2022-03-16 09: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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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 탄 사나이(The Naked Gun)’이라는 영화를 기억하시나요? 범인을 잡는 경찰이라는 기본적인 스토리는 있지만, 많은 장면이 다른 영화의 명장면을 각색해서 만든 대표적인 패러디 영화였습니다. 비디오 대여점이 활발하던 시절, 히트작의 제목만을 패러디한 성인 영화들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박하사탕이 박하사랑으로, 목포는 항구다가 목표는 형부다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뮤지컬에도 패러디가 있더군요. 2015년 미국에서 초연된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19년에 내한 공연을 그리고 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라이선스 공연을 하고 있는 작품 ‘썸씽로튼’이 제가 만난 작품입니다.

 

제목 ‘썸씽로튼’은 셰익스피어의 햄릿 대사 “Something is rotten in the state of Denmark”에서 나왔다고 하나, 저는 16세기 서로 작품을 훔치던 시절에 대한 비틈일 수도, 혹은 패러디를 ‘로튼(썩었다)’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봤습니다. 극의 내용은 영국에서 셰익스피어가 최고 정상의 인기작가이던 시절, 셰익스피어 때문에 파리 날리는 연극제작자와 작가 형제가 주인공입니다. 이름도 밑바닥을 뜻하는 바텀(Bottom)이고요. 우리의 주인공 닉 바텀은 셰익스피어 한번 이겨보겠다고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막상 만난 사람은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 그런데 조카도 예언 능력이 있었는지, 미래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주인공에게 조언을 해주게 됩니다. 그냥 연극만으로는 안된다, 음악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 장르는 ‘뮤지컬’이라고 부르는데… 등등. 이렇게 해서 인류 최초의 환장 뮤지컬 ‘오믈렛’이 탄생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믈렛이라는 이름이 나오게 된 이유는 햄릿-Hamlet 때문입니다)

 

이런 상상의 스토리라인을 기본으로 셰익스피어에 대한 오마주인지, 그의 작품 또한 자주 등장합니다. 일단 캐릭터의 이름들도 작품 속에서 나왔고요, 작품 속 명대사도 이곳저곳에서 보입니다. 그리고 아는 사람만 알아볼 수 있다는 뮤지컬 패러디인데요, ‘사랑은 비를 타고’, ‘웨스트사이드스토리’ 등 아주 많습니다. 특히 저는 햄릿과 삼촌처럼 심바와 스카가 등장하는 라이언킹 패러디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앙상블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도 인상적인데요. 모든 사건의 시발점을 만드는 노스트라다무스와 그 시대의 아이돌 셰익스피어의 매력에 나도 모르게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더군요. 오랜만에 실컷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반가웠습니다.

 

배우 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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