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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 진선규 “지적인 매력에 인간미까지…맞춤옷처럼 딱 맞았죠” [스타★톡톡]

입력 : 2022-03-14 10:10:07 수정 : 2022-03-14 10: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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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진선규가 드라마 첫 주연작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SBS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지난 12일 종영했다. 한국형 프로파일링의 태동을 치밀하게, 과감하고 깊이 있게 그리며 매회 안방극장에 강력한 충격과 몰입도를 선사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이 세상에 완전범죄는 없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여운 남는 결말을 맞았다. 

 

극 중 진선규는 범죄행동분석팀장 국영수를 맡아 팀을 이끌었다. 보수적 경찰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권위와 격식과 계급주의 같은 편견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한 권위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 인물. 범죄심리분석에 필요성을 깨닫고 범죄행동분석팀을 만들었고, 송하영(김남길)과 한국형 프로파일링의 시작을 함께했다.

 

진선규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로 자신의 첫 드라마 주연작을 성공리에 마쳤다. 14일 진선규는 서면인터뷰를 통해 “감개무량하다”는 짧고 굵은 종영소감을 밝혔다. 그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정말 해보고 싶은 작품이었고, 꽤 오랜시간 후에 복귀한 드라마이자 첫 드라마 주연작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와 전문성을 담은 일관된 시나리오가 인상적이었고, 명석하고 지적이면서 따스한 인간미까지 갖춘 국영수라는 인물도 기존에 맡았던 역할과 전혀 달라 꼭 해보고 싶은 캐릭터였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악의 마음‘ 제작진은 입을 모아 현실적인 국영수 캐릭터를 완성해낸 진선규를 극찬했다. 특히 국영수의 인상적인 말투로 인물의 특징적인 부분을 잘 살렸다. 첫 리딩 때 국영수는 표준어를 구사했지만, 윤외출 경무관을 만나고 나서 그의 모습을 반영하고 싶었다고. 말투나 표정, 행동 특징을 연구하고 연습해 극 중 국영수가 탄생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진선규는 “국영수는 윤외출 경무관님을 모티브로 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는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쓰게 되는데, 특히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실제 그 사람의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럽기도 하고 책임감도 들게 된다”고 밝혔다.

 

“국영수가 쓰는 말투는 경남과 경북의 중간 정도, 100% 경상도 사투리가 아니예요. 실제로 저는 경남 진해 출신이고, 윤외출 경무관은 마산 출신이죠. 처음 윤외출 경무관을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지금 제가 경무관님의 사투리를 조금 따라해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을 건냈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지금 제가 사투리를 써요? 저 서울말 쓰고 있는데’였어요. 정말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그간 스크린 속 개성 강한 인물을 도맡아 연기했던 진선규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통해 인간미 넘치고 지적인 인물을 소화했다. 진선규 역시 “국영수는 연기 생활을 하면서 최초로 맡게 된 지적인 인물이었다”면서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어느새 국영수라는 캐릭터는 마치 내 몸에 맞춰 만든 옷처럼 꼭 맞게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번도 흔들리는 거 본 적 없고, 한눈도 안 팔고, 무너지지도 않고. 그래서 20년 동안 그런 잔폭풍 없이 잘 달리기만 하는 널 보면서 천상 경찰이라는 게 저런 놈을 보고 하는 말이구나 싶었다.”(허길표(김원해)의 대사 中)

 

진선규는 이 대사가 ‘경찰 국영수’를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진선규가 바라본 국영수는 ‘워커홀릭’이었다. “딱 한번 국영수의 집 거실이 비춰진 장면이 있었다. 사건에 대한 사진들이 온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고, 거실 바닥도 사건관련 자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면서 “현장과 사무실을 떠나면 그 끔찍한 사건들을 잊고 싶었을 만도 한데 집에서조차 사건과 함께 먹고 자고 일어나는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반면에 ‘인간 국영수’는 달랐다. 여섯 살 딸 아이를 둔 기러기 아빠, 지친 후배들을 위해 실없는 농담을 하고, 괴로우면 술에 기대기도 하고, 마치 사직서를 품고 다니듯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자신을 위해 라이터를 늘 지니고 다니는 직장인이었다. 진선규는 “국영수에게 이런 인간적인 부분이 있어 더욱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답했다. 

 

국영수를 표현함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건 명석함, 지적 능력, 추진력이다. 그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하다보니 윤외출 경무관의 진짜 모습을 최대한 반영하고 싶었다”고 했다. 

 

“국영수가 했던 것처럼 윤외출 경무관은 감식관으로 오랜시간 쌓아온 명성이나 직급도 포기하고, 우리나라에 ‘프로파일링’이라는 분야를 최초로 도입하려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어요. 사실 프로파일링이나 프로파일러를 접해 보지 않았는데도 그 중요성을 간파하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추진하고 이뤄낸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죠. 극 중 국영수가 기동수사대에게 ‘미국에서의 경제적 변화와 함께 극악한 범죄형태가 나타났고, 우리도 대비를 해야 한다’며 프로파일링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 있어요. 실제 윤외출 경무관은 앨빈 토플러 같은 미래학자들의 책을 읽으면서 대한민국의 범죄 미래를 예측했다고 해요. 더군다나 그 일에 적합한 인물을 알아보는 안목까지 지녔는데, 윤외출 경무관이 권일용 교수를 발탁할 때, 약 2500명의 서울경찰청 인사 기록을 일일이 검토했다고 하고요. 송하영이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을 타고난 프로파일러라면, 국영수는 앞선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범죄를 예측하는 능력을 지녔어요. 이런 상반된 둘의 완벽한 합을 보여주는 것에도 중점을 뒀던 것 같아요.”

김남길, 김소진 배우와의 호흡에 관해서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고, 연쇄살인마를 연기했던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박보람 감독님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과 함께 했던 행복했던 순간들은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송하영은 국영수의 ‘분신’ 같은 존재다. 실제로도 그랬다. 매 순간 함께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을 느끼고,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순간에 웃고 울었던 것 같다”고 김남길을 언급했고, “‘연기 베테랑’은 이대연, 김원해 이 두 선배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촬영에 들어가는 순간 나를 완전히 잊고 국영수가 되게 해주는 힘을 지닌 배우들이다. 시청자들도 셋이 함께 있을 때의 분위기나 케미를 좋아해주셔서 더 신이났다”고 답했다. 

 

진선규, 김남길이 교도소에 찾아가 직접 연쇄 살인범들과 면담하는 장면들은 손에 땀을 쥐게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을 묻자 진선규는 “구영춘과의 면담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처음에는 그저 연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살인마를 연기하는 한준우 배우의 대사가 진심으로 이해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김남길 배우도 그 순간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이야기했어요. 실제로 프로파일러들이 유사한 일을 겪는다고 얘기만 들었었는데 그 때가 ‘정말 위험한 순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저 연기라고 생각했던 부분에 실감나게 빨려들어갔던 건 사이코패스 역할을 해준 배우가 잘해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죠. 신기하면서도 소름돋는 경험이었어요.”

 

프로파일러 국영수를 만들기 위해 진선규는 권일용 교수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존 더글러스·마크 올셰이커의 ‘마인드헌터’를 참고했다. 그리고 윤외출 경무관, 촬영 현장에 함께한 권일용 교수의 도움도 컸다. 그는 “두 분 모두 사건 현장과 살인범과의 면담 장면에 대한 세부적이고 실질적 조언을 해주셨고, 프로파일러로서의 고뇌, 당시의 심리상태 등 직접 겪었던 경험에 대해 나눠주셔서 현실적인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끝으로 진선규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숨겨진 묘미는 에필로그다. 본편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국영수 시점의 서사를 보면 선구자로서의 고뇌와 프로파일링이 자리잡기까지의 여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귀띔하며 “국영수에게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의 외로움과 팀원들에 대한 책임감, 중압감을 이겨내고,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면서 꿋꿋하게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여전히 인간에게는 선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고, 인간에 대한 희망을 놓치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답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스튜디오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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