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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같은 여수, 다른 여행

입력 : 2022-02-02 11:17:24 수정 : 2022-02-02 11: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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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여행지라도 그곳에 가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같은 장소, 다른 느낌을 갖기에는 국내 여행이 여러 번 방문해보기에 용이하죠. 고려 태조 왕건이 ‘이 지역은 물이 좋다’라는 말을 듣고 지명이 유래되었다는 ‘여수(麗水)’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수 여행은 다른 때와 다르게 자전거를 가지고 천천히 돌아다니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도 마실용으로 접었다 펼 수 있는 미니벨로를 선택했습니다. 지나가다가 어디라도 편히 멈출 수 있게 말입니다. 그리고 코스는 41.3km에 달하는 오동도-여자만 도로를 골랐습니다.

 

전체 코스 중간지점쯤 되는 여수 소호요트장에서 여자만으로 가는 길은, 큰 오르막을 하나 지나서 가사리 방파제까지는 심심한 내륙도로로 이어지다가 이후에 해안도로로 연결되는데요. 해안도로가 아름답긴 하지만 조금은 단조로운 모습이라 라이더들에게 인기 있는 지역은 아닐 듯 보였습니다. 때마침 맞바람에 오르막에 도로면까지 거칠어서 제가 지쳤었는지, 섬달천 조금 지나 발견한 카페가 오아시스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저는 반대쪽, 요트장에서 오동도로 이어지는 남파랑길55코스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요즘 여수의 핫플들을 모두 지나가게 되는데요. 종착지인 오동도를 비롯해서 여수의 강남이라 불리는 웅천지구, 젊은이들의 맛집이 모여있는 이순신 광장, 여수낭만 포차거리 등등입니다. 그중 제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해안을 따라가다가 돌산대교 아래를 지나는 지점이었습니다. 길이 좀 좁긴했지만 나무다리 하나를 지나 만나게 되는 옛 골목길은 벽에 그린 그림들과 함께 귀여운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웅천에서 히든베이 호텔까지 가는 신월로를 저는 ‘썬셋길’이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석양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길이거든요.  

 

하루는 남파랑길55코스를 자전거도 없이 걸어보았습니다. 앗 그랬더니 새로이 나타난 관광지.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고소동 벽화골목은 이미 아실테구요. 또 한 곳은 2019년 봄에 개장한 예술의 섬 ‘장도’입니다. 물때에 따라서 가능한 시간대에만 들어갈 수 있는데요, 아름답게 조성한 공원과 함께 신의 작품, 주변 경관도 수려하구요, 전시관을 비롯해서 만나볼 수 있는 사람의 작품 또한 좋더군요. 다음번엔 여수에 뭐하러 갈까요?

 

배우 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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