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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작가의 음담사설] 페미니즘과 이대남의 만남, 끔찍한 혼종인가? 크로스 오버인가?

입력 : 2021-12-27 10:32:24 수정 : 2021-12-27 10: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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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가수 이동원과 서울대 교수였던 성악가 박인수가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 ‘향수’를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한국판 ‘퍼햅스 러브(Perhaps Love)’라며 판사를 보냈습니다. ‘퍼햅스 러브‘는 포크 가수 존 덴버 (John Denver)와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Placido Domingo)가 불러서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죠. 어쨌든 ’향수‘는 클래식과 가요의 신박한 만남이었지만 오히려 박인수 교수는 성악계에서 큰 비난을 받았었습니다. ‘성악가가 경박스럽고 저급한 대중가요를 불러? 라는 이유 때문이었죠. 그후 박인수 교수는 “클래식만 특권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항변하다가 결국 국립오페라단에서 제명되기도 했죠.

 

지금 기준에서 보면 다소 이해가 안 가는 결정이지만 그땐 음악을 고급과 저급으로 나누어 보던 사람도 존재하던 때였습니다. 물론 이제는 시대가 변했죠.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이 대중가요를 연주하고 성악가가 가요를 가곡처럼 부르고 가수가 성악에도 도전하는 시대니까요.

 

그래서일까요? 정치판에서도 뜻밖의 크로스 오버가 이뤄졌어요. 서로를 저급하다며 손가락질해서 절대로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주 뜻밖의 만남을 이뤄낸 겁니다. 바로 페미니즘과 이대남의 컬래버레이션인데요.페미니즘을 대표하는 신지예 현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이대남을 대표하는 이준석 당 대표가 있는 국민의힘이 손을 잡은 겁니다.

 

한때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은 국민의힘을 “히틀러 당” “이준석 당 대표는 여성의 눈물을 먹고 일어난 거다” 등의 발언으로 국민의힘을 남성스럽고 페미니즘과는 거리가 먼 정당으로 표현한 바가 있습니다.

 

이준석 당 대표 역시 페미니즘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고요. 물론 이준석 당대표가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을 직접 영입한 것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당의 정체성까지 흔들린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크로스 오버로 여성도 행복해지고 20대 남성들도 행복하고 공정한 정책이 쏟아져 나온다면 너무나 좋을 겁니다. 마치 음악적인 측면에서 ‘Perhaps Love’와 ‘향수’가 성공한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 ’Perhaps Love’와 ‘향수’처럼 역사에 기억될 결과를 가져올지는 ‘Perhaps’란 게 문제일 따름입니다.

 

 

이승훈 작가(방송작가로 활동하며 이제는 음악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갱년기 중년남)

<스포츠월드>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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