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개봉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French Dispatch)’에 시트로엥의 주요 모델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20세기 초, 유럽의 자동차 대중화를 이끌었던 시트로엥의 혁신과 전통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프렌치 디스패치’는‘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등을 연출한‘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으로, 20세기 초 프랑스의 한 가상 도시에서 발행되는 미국 잡지사 ‘더 프렌치 디스패치’의 마지막 호를 위해, 최정예 저널리스트들이 모여 취재한 4개의 특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옴니버스식 영화이다. 진정한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에 관한 존경을 감독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작품이기도 하다.
완벽주의자로 알려진웨스 앤더슨 감독은 이번 작품 역시본인이 추구하는 색감과 미학을 스크린에 담아내기 위해 배우 캐스팅부터 의상, 세트, 자동차 등 영화의 모든 부분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조율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50년대 가상의 프랑스 도시 ‘블라제’를 탄생시키기 위해 프랑스 전역을 돌아다니며 작은 도시 앙굴렘을 찾아냈으며, 영화의 시대상과 분위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자동차로 시트로엥을 선택했다.
시트로엥 모델들은 주요 인물들이 운전하는 차량으로 등장하는 등 영화 전반에 걸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주로 시트로엥 트락숑 아방과 타입 H가 자주 보인다.
트락숑 아방은 영화 중반부 자동차 추격신 등 주요 장면에 나타난다. 이 모델은 1934년부터 1957년까지 생산된 모델로 세계 최초로 모노코크 구조를 적용한 차량이자, 당대 주류였던 후륜 구동 방식 대신,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했다. 전륜 구동 방식의 대량 생산 시대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타입 H는 영화 속 잡지사 ‘프렌치 디스패치’의 취재 차량과 경찰차로도 자주 등장한다. 영화 메인 포스터에도 삽입된 해당 모델은 1949년부터 1981년까지 생산된 모델로 트락숑 아방과 마찬가지로 모노코크 구조를 사용했으며 최초의 전륜구동형 소형 밴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민들의 상업 활동을 고려하여 제작됐으며 슬라이딩 도어와 낮은 바닥 그리고 높은 실내 공간을 갖춰 높은 인기를 얻었다.
이 외에 도시트로엥 2CV, Ami6, DS, GS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시트로엥의 역사적인 모델들을 영화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시트로엥이 앤더슨 감독의 작품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04년 개봉한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생활’에서도 시트로엥의 메하리(Méhari)가 등장한 적이 있을 정도로 앤더슨 감독의 시트로엥 브랜드에 대한 애정은 익히 알려져 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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