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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박 “안주하지 않고 도전…80세까지 연기하고 파”[스타★톡톡]

입력 : 2021-08-29 20:10:00 수정 : 2021-08-28 20: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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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아프고 상처 많은 두 인물이었다. 극의 미스터리를 이끌며 시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했다. 배우 윤박이 데뷔 후 첫 1인 2역을 통해 ‘너는 나의 봄’의 한 축을 이끌었다. 

 

지난 24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은 저마다 일곱 살 어린 시절의 상처를 가슴에 품은 채 살아가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23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윤박은 “지난 6개월 동안 훌륭한 선배님들과 동료들, 제작진과 좋은 추억과 기억 남길 수 있었다. 끝까지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너는 나의 봄’을 시청해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극 중 윤박은 ‘너는 나의 봄’을 통해 이안 체이스와 채준, 첫 1인 2역을 맡아 열연했다. 초반 미스터리를 담당한 강다정 바라기 채준,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 의사 이안 체이스를 연기해 시청자에게 충격과 혼란을 안겼다. 

1인 2역은 새로운 도전이 작품 선택의 계기이기도 했다. 그는 “설레고 잘 해내고 싶었다”고 했다. 채준과 체이스는 얼굴만 같을 뿐 성격도, 말투도, 눈빛조차 달랐다. 윤박은 “채준은 부드럽게 보이려 앞머리를 내렸다. 또렷하게 보이고자 컬러 렌즈도 껴보고 수트를 주로 입었다”고 했다. 반면 “체이스는 소시오패스였다. 드러내진 않지만 은연중에 가스라이팅 한다. 그래서 더 캐주얼하게, 일반적인 스타일링을 했다”고 비교했다. 코에 있는 점도 지워가며 두 인물의 차별화를 꾀했다. 

 

1인 2역보단 연기 잘하는 선배들과의 호흡에 부담감이 있었다는 윤박. 채준의 죽음 이후 체이스가 등장했기에 동시에 두 캐릭터를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은 덜했다. 그는 “인물의 경계가 힘들었지만 한 드라마에서 두 역할을 다 보여준다는 자체가 설렜다.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전혀 다른 두 사람에게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강다정(서현진)이다. 채준에게, 이안 체이스에게 각각 강다정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두 사람 모두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채준에겐 시궁창 같은 삶에서 봄처럼 꽃이 찾아온 순간이었죠. 어릴 때의 기억이 강렬해서 다정이를 찾고 싶어했고, 만나보고 싶었다는게 너무 명확했죠.”

 

“체이스는 계속 가스라이팅 하며 동생을 수동적인 인물로 만들었어요. 채준은 그림자, 자신은 빛으로요. 그런데 어느 순간, 동생이 빛을 넘보게 되죠. 소중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고 했는데, 강다정을 좋아하고 표현하고요. 항상 형의 말을 듣던 동생이었는데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동생의 마음을 움직인 건지 궁금했을 거예요.”

 

이안 체이스는 과거의 기억을 잊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어했다. 그런 그에게 주영도는 어릴 적 강한 트라우마를 심어준 인물이었고, 강다정은 체이스의 행동에 공감하고 이해하려 하는 인물이었다. 윤박은 체이스가 강다정을 경계하며 다가가다 점점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윤박은 이안 체이스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체이스를 나쁜 사람으로 연기하지도, 착한 사람으로 연기하지도 않았다. 궁극적 목표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다.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한 일을 하던 사람이라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윤박 인생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에 잠긴 윤박은 이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목표”라며 “원래는 서른 중반에 이루고 싶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행복한 가정’에 관해 묻자 “엄마와 아빠가 서로 존중하는 가정이면 좋겠다. 서로가 존중하면 아이들도 보고 배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80세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몇 년 전 인터뷰에서 윤박이 한 말이다. 그 꿈은 아직 유효하다. 윤박은 “꿈을 묻는 말에 계속 이렇게 답하고 있다. 80세까지 연기하려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하지 않나. 그러려고 노력 중이다. 안주하지 않고 계속 분발하며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놨다. 

 

힐링 로맨스 장르에서 스릴러 장르를 담당했다. 핑크빛의 강다정(서현진), 주영도(김동욱)과 대비되는 상황이었다. 윤박은 “스릴러가 집중될지 몰랐다. 체이스가 가야 할 길, 주어진 상황과 목적에 맞게 최선을 다하려 했다”면서 “힐링 로맨스이다 보니 간혹 다정이 앞에서 체이스에게 감정이 들어가기도 했다. 가끔은 체이스에게 채준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로코퀸’ 서현진과 2019년 MBC 연기대상에 빛나는 김동욱, 두 선배와 연기호흡도 큰 도움이 됐다. 윤박은 김동욱에 관해 “대사의 단어 하나, 조사 하나까지도 신경 쓰며 연기하신다. 그게 조금만 바뀌어도 문장의 의미가 달라지고, 나아가 신의 의미가 달라진다. 디테일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보며 감탄했다”고 존경을 나타냈다. 

 

친누나와 동생 사이처럼 화기애애했다는 서현진에 관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가져가면서 상대에게 전달한다. 그러면 마음이 동하면서 리액션이 그대로 나온다. 감정의 교류를 잘하는, 그리고 잘 받아주는 배우였다.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너는 나의 봄’ 결말은 흔한 힐링 드라마의 그것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윤박은 “사실 장르의 특성상 악역은 착해지거나 구원을 받고 행복해진다는 결말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체이스는 열린 결말을 맞는다. 자신의 과오를 만회하려 하지만 도돌이표가 될 것 같은 느낌의 엔딩이었다”면서 “체이스의 결말도 뻔하지 않아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올해로 데뷔 10년 차가 된 윤박은 “서투르고 속상한 일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과거의 나 덕분인 것 같다”며 “고마운 10년이었고, 앞으로의 10년도 중요하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다 보면 10년 후 더 나아져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희망을 그렸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너는 나의 봄’을 통해 외모도 연기력도 호평받은 그는 “연기할 때는 자신감도 중요한데, 결여되어 있었던 것 같다. 이제 자신감을 채우기 위해 칭찬도 수용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달라진 태도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박은 지금껏 해보지 않은 동적인 캐릭터를 향한 갈망을 드러냈다. “장르물 속 형사처럼 거칠고 자유로운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그는 “‘보이스’나 ‘나쁜 녀석들’처럼 어쩌면 폭력적일 수도, 똘끼 표출할 수도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잘 못 하고 서툴더라도 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아직 ‘가족끼리 왜 이래’나 ‘청춘시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비슷한 역할을 다시 해줬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있고요. 저는 흔히 말하는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윤박이 나오면 믿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계속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운도 따라야 하겠죠.(웃음)”

 

차기작도 도전의 일부다. ‘너는 나의 봄’을 마친 윤박은 곧바로 ‘기상청 사람들 : 사내연애 잔혹사 편’ 촬영에 돌입했다. 극 중 윤박은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으로 분한다. 반듯한 외모만큼이나 논리 정연한 기준은 설득력 또한 뛰어난 인물. 평생을 모범생으로 살다 보니 실패에 대한 내성은 약한 캐릭터다. 한기준은 윤박에게 도전적인 캐릭터다. “실패할 수도 있는 도전”이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한 윤박은 “잘 된다면 다음 작품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후회하지 않도록 찍고 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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