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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개판’된 ‘머니게임’, 유튜브 방송 한계 보여줬다

입력 : 2021-05-30 12:31:49 수정 : 2021-05-30 18: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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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개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상태, 행동 따위가 사리에 어긋나 온당치 못하거나 무질서하고 난잡한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뜻한다. 유튜브 기반 웹예능 ‘머니게임’의 처지다.

 

 유튜브 진용진 채널에서 공개된 ‘머니게임’은 우리은행, BALLER, 현대자동차의 제작 지원을 받아 만든 웹 예능 형식의 영상 콘텐츠다. 참가자 8명이 상금 4억8104만원을 놓고 밀폐된 세트장에서 공동생활비를 쓰면서 14일을 견딘 뒤, 남은 돈을 나눠 갖는 리얼 서바이벌 형식을 취한다. 음식과 물은 물론이고 이불과 변기 등 생존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물품은 시중 가격의 100배를 내고 사야한다. 

 

 거짓말을 하든 절도를 하든 끝까지 버틴 자에게 상금이 분배된다는 이 ‘머니게임’은 지난 4월 24일 첫 방송해 5월 15일 종영했다. 총 8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머니게임’의 누적조회수는 5789만 회(30일 기준). 예고편과 룰 설명과 논란 해명 등 ‘머니게임’의 이름을 달고 나온 영상 6편의 조회수를 더하면 무려 7731만 회다. 단일 최고 조회수는 885만 회에 육박한다.

 

 그야말로 대박이 터졌다. 숫자로 보면 분명 성공한 콘텐츠다. 자연히 참가자 개인의 인지도도 상승했다. 게임 참가자 1번 공혁준, 2번 빅현배, 육지담, 산범, 3번 박준형, 4번 논리왕 전기, 5번 이루리, 6번 파이, 7번 가오가이, 8번 니갸르로 여자 넷, 남자 넷이 주요 참가자다. 래퍼 육지담과 가오가이를 제외한 6명은 현재 유튜버, BJ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경험치 부족일까, 보호장치가 부족한 유튜브 제작의 한계일까. 조회수의 파급력만큼 후폭풍도 이어지고 있다. 

 

 서바이벌 속 욕망과 배신, 거짓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출연자들은 악플에 시달렸다. 육지담의 경우 지난 1일과 16일 “저한테 DM으로 죽어버리라는 말은 제발 그만해달라”, “제발 억측 좀 그만 해 달라. 돌기 직전이다. 정말 죽으면 끝낼건가”라며 호소했다. 니갸르 역시 26일 “정신상태가 안 좋아 병원에 입원했다. 이제 그만 좀 저 냅두세요”라며 악플에 지친 모습을 보였다. 

 

 게임은 끝났지만 싸움은 계속됐다. 악플러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끼리 서로를 진흙탕에 몰아넣는 분위기다. 2인의 우승자 중 한 명인 니갸르는 다른 여성 참가자들이 상금 분배에 가담하지 않으려는 자신을 배신자로 몰아넣는 분위기여서 어쩔 수 없이 상금 분배를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파이가 해명 과정에서 니갸르의 녹취록을 공개하자 니갸르는 파이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파이의 폭로 중 육지담이 공혁준을 비하하고 몰래 녹취까지 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육지담은 “이렇게 등에 칼을 꽂을 줄 몰랐다”는 라이브 방송을 하며 오열했다. 

 

 제작진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4인 이상 집단 퇴소시 상금 분배 없이 게임 종료라는 룰을 스스로 깨며 시청자와의 신뢰를 져버렸다. 여성 참가자들이 집단 퇴소하자 진용진과 제작진 대표가 참가자 설득 후 게임을 재개한 것. 형평성도 룰도 없는 엉망진창 ‘쇼’가 됐다. 당연히 시청자들의 불만도 하늘을 찔렀다. 현재 파이는 참가자 폭로는 멈추고 진용진과 제작사에 대한 폭로를 예고한 상태다.

 

 ‘머니게임’의 주최자 진용진이 지난 26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는 16만여 명의 시청자가 모였다.

 

 진용진은 “미숙한건 인정한다. (참가자들이)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도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잘 되길 바랬고 간절했다. 욕심이 났다. 열심히 준비한 콘텐츠를 내보내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니 무서웠다”며 룰을 깬 이유를 설명했다. 

 

 TV 의존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요즘, 유튜브 등 웹 콘텐츠는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 대안이자 트렌드로 떠올랐다. 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심의과 규제 속 악영향도 높다.

 

 진용진은 최근 방송된 MBC FM4U ‘굿모닝FM’에 출연해 시즌2를 예고하기도 했다. DJ인 장성규, 개그맨 장동민, 김이나 작사가를 언급하며 시즌2에 러브콜을 보냈다. 지금과 같은 논란이 계속되면 제작진을 믿고 출연할 유명인이 있을까. 자극의 끝은 결국 자멸이다. 웹예능 제작 기준과 섭외, 영향력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다.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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