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클래스는 영원하다…허재·이동국·박지성, ‘스포테이너’ 전성시대 [SW시선]

입력 : 2021-03-05 09:03:58 수정 : 2021-03-05 18:22:24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대한민국 스포츠계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이 이제 시청자의 웃음을 책임진다. 익숙한 예능인의 향기보단 낯선 이방인의 향기라 더 반갑다. 바야흐로 스포테이너(스포츠+엔터테이너) 전성시대다. 

씨름 선수에서 국민 MC로 거듭난 강호동 이후 본격적인 스포테이너의 바통은 서장훈, 안정환이 이어받았다. 2014년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나는 방송인이 아니다”라며 정색하던 농구 선수 출신 서장훈은 이제 여장도 서슴지 않는 프로 예능인이 됐다. JTBC ‘아는형님’,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SBS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등에 고정 출연하며 예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4년 MBC ‘아빠! 어디가?’에 출연한 ‘반지의 제왕’ 안정환 역시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톰과 제리 같은 안정환, 김성주의 호흡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뭉쳐야 찬다’에 이어 ‘뭉쳐야 쏜다’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인물은 다름 아닌 ‘농구대통령’ 허재다. 90년대 농구 부흥기를 이끈 그는 선수, 감독을 거쳐 예능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시작은 ‘뭉쳐야 찬다’. 농구 간판스타가 축구에 도전한다는 자체로 이슈가 됐고, 운동보단 회식 이야기에 화색이 도는 예능 늦둥이로 캐릭터를 확실히 굳혔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뭉쳐야 쏜다’에서는 감독으로 직무를 변경했다. 전(前) 축구팀 감독 안정환과 180도 달라진 상황에 스스로도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뭉쳐야’ 시리즈가 흥미로운 건 전공 분야의 1등 선수들이 모여 ‘허당’ 그 자체가 된다는 점. 야구선수 출신 김병현·홍성흔, 격투기 선후배 윤동식·김동현, 배구 선수 출신 방신봉 등이 조기 농구팀 ‘상암불낙스’ 멤버로 모였다. 왕년의 대스타 허재와 현주엽의 말문을 막히게 할만큼 강력하다. 배꼽을 잡게 하는 실책과 예상 밖의 순간에 출몰하는 예능감은 매 순간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여전한 승부욕과 도전 정신으로 인한 쾌감은 덤이다.

현역 활동 중 육아 예능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국민 아빠’ 대열에 선 이동국도 예능계에 떠오르는 신성이다. 지난 23년간 축구 선수로 활약한 그가 은퇴 발표 이후 2개월 만에 새로 찾은 직업은 ‘예능인’이었다. 이동국은 1월 28일 첫 방송된 E채널 ‘맘 편한 카페’의 청일점 MC로 나섰다. 그의 첫 MC 도전에 전공을 살려 육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제2의 인생에서는 더 이상 은퇴가 없는 일을 하고 싶다. 축구 말고 자신 있는 것은 육아”라고 예능 도전의 각오를 다졌다. 

 

스포테이너는 씨름, 농구, 축구, 격투기, 테니스 등 종목을 망라하고 등장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스포츠 스타는 기존 예능인보다 신선하고, 그들에 비해 인지도는 훨씬 높다. 또한 시청자들이 지겨워하지 않고 계속 궁금해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시청자들에게 통하는 예능감을 가진 ‘예능 원석’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방송 센스를 타고난 분들도 있다. 스포츠 스타가 계속 탄생하는 한 예능으로의 흡수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점쳤다. 

이는 지난달 14일 첫 방송된 MBC ‘쓰리박 : 두 번째 심장’(이하 ‘쓰리박’)에서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쓰리박’은 야구, 골프, 축구가 아닌 색다른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박찬호, 박세리, 박지성의 리부팅 프로젝트. 각각 골프, 요리, 사이클에 도전한다. 

 

세 사람은 내로라하는 대한민국의 간판스타다. 국가의 위기 때마다 국민들의 사기를 올려준 국민 영웅이기도 하다. ‘쓰리박’ 노승욱 PD는 “코로나19가 퍼지며 위기를 느꼈다. 이럴 때일수록 예능은 시청자에게 웃음과 위로를 줘야 하는데, 세 사람이 국민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가장 적격의 사람들”이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처럼 왕년의 스포츠 스타들이 활동 범위를 옮겨 예능계를 주름잡고 있다. 늘 새로움을 지향하는 예능계에도, 시청자에게도 반가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또 어떤 종목의, 어떤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 예능 스타로 거듭날지 스포테이너들의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JTBC, MBC, E채널, KBS Joy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