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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 이소희의 공 줍기…BNK의 농구가 보인다

입력 : 2020-12-03 13:00:00 수정 : 2020-12-03 1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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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지난 10월 하나원큐전서 승리한 BNK 선수단은 라커룸에서 유영주 감독에게 호된 질책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1승을 챙기기는 했지만 리바운드에 대한 특별한 주문이 코트에서 이뤄지지 않았던 것. 부산 이동 대신 특별 외박을 선택할 수 있던 선수들은 대부분 다시 버스에 올라 부산으로 향했다. 유 감독은 “루즈볼을 제대로 줍지 못하면 우리 농구 컬러를 살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유 감독이 말하는 BNK만의 농구는 무엇일까. 라인업부터 살펴보자. BNK는 베스트5 중 2명을 가드로 구성한다. 타 팀에 비해 선수단 평균 신장이 높지 않다. 센터도 진안이 유일하다. 높이의 싸움이 아닌 속도전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만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다행히 도움왕 안혜지가 건재하고, 이소희도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리딩과 경기조율, 패스 등 역할 분담이 적절하게만 이뤄진다면 계산대로다.

 

 한 가지 핵심은 리바운드다. 아무리 속도를 활용한다고 해도 리바운드를 놓치면 맥이 끊긴다. 속공 전개의 첫 번째 단계도 리바운드다. 그래서 유 감독은 비시즌부터 선수단에 루즈볼을 강조했다. 센터 진안과 포워드 구슬만 무조건 골밑에서 버티는 게 아니라 가드까지 근처에 합류하라는 것. 림이나 손을 맞고 튕긴 공을 주워서라도 바로 속공을 전개하라는 지시였다. 유 감독은 “속도를 살리기 위해서는 하나라도 더 줍는 게 필요하다. 비시즌 동안 중점적으로 강조했던 부분”이라고 말한 바 있다.

 

 1라운드에서 매 경기마다 같은 모습을 만들지 못했다. 패한 경기는 모두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고, 로포스트에 있는 진안에게 공이 집중되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휴식기를 거쳐 2라운드부터 BNK가 원했던 그림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2일 하나원큐전이 대표적이다. 이소희는 이날 8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센터 진안(7개), 포워드 구슬(6개)를 제치고 팀 내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나원큐 센터 양인영, 포워드 고아라 등 높이와 싸움에서 BNK가 끝까지 밀리지 않은 비결이다.

 

 외인 제도가 한시적으로 폐지된 올해 여자농구는 높이와의 전쟁이다. 그 중에서 BNK는 맞불작전이 아니라 빠른 속도로 빈틈을 찾는다. 가드 이소희의 루즈볼 잡기는 곧 BNK의 농구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WKBL 제공

 

사진설명: BNK는 높이전쟁에서 속도전으로 살아남고 있다. 가드 이소희의 루즈볼 줍기는 BNK의 색깔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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