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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떨어지는 커브…김광현의 속구를 빛낸 11구

입력 : 2020-09-15 09:27:33 수정 : 2020-09-15 09: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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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속구 일변 투구에 밀워키 타자들이 빠른 공을 노리기 시작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구속을 조절해 두 가지 유형으로 던져도 노림수는 변하지 않았다. 커브까지 섞자 밀워키 방망이가 헛돌기 시작했다. 커브 11구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속구 위력을 배가했다.

 

 김광현은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2020 미국 메이저리그(ML)’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완벽투를 선보였다. 7이닝 3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번째 퀄리티스타트플러스(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 이후 개인 최다 이닝과 탈삼진. 평균자책점은 0.83에서 0.63으로 낮췄다. 팀이 승부치기에서 패해 시즌 3승은 다음으로 미뤘다.

 

 이날 김광현의 피칭 디자인은 이전과 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포심 패스트볼 구사 비율을 늘렸다. 시즌 평균 구사비율이 45.7%였다면 이날은 52%(45/87)까지 높였다. KBO리그에서 활약할 때처럼 구속을 조절한 슬라이더(27구)를 곁들였다. 그런데 밀워키 타선이 김광현의 빠른 공을 노리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해 상대 배트를 두 동강 내기도 했지만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바로 장타로 이어졌다.

 

 커브를 섞기 시작하면서 밀워키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이날 김광현은 커브 11개를 구사했다. 빠른 투구 템포와 속구 위주의 패턴에 적응한 타자들에게 108㎞짜리 커브가 날아들자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커브를 구사한 뒤에는 바로 하이패스트볼을 구사했다. 뚝 떨어지는 커브가 최고구속 148.4㎞짜리 속구의 위력을 배가한 것. 경기 초반에는 효과를 내지 못하던 하이패스트볼도 커브를 구사한 뒤부터 밀워키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 KBO리그를 평정했던 김광현은 빅리그 데뷔 전까지 커브를 갈고 닦았다. SK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부터 항상 따라다닌 지적이었지만 KBO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라는 점에서 변화가 필요했다. 김광현은 두 가지 구종만으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23일 처음으로 6이닝을 소화한 신시내티전부터 경기당 10개 내외로 커브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베테랑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도 상대 타선의 두 번째 턴, 타이밍 변화가 필요할 때 김광현에게 커브를 요구했다.

 

 김광현은 속구와 슬라이더 모두 구속을 조절해 적어도 4가지, 최대 8가지 구종처럼 구사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 타자들이 노리고 들어오면 쉽지만도 않다. 뚝 떨어지는 커브는 김광현의 속구를 빛낸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AP

 

사진설명: 김광현이 커브를 구사하자 밀워키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기 시작했다. 사진은 김광현이 투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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