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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괴로운 갱년기, 신체균형 회복 중요

입력 : 2020-08-19 03:00:00 수정 : 2020-08-19 18: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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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이제는 아예 피부화장은 포기했어요. 갱년기 시작 이후 가뜩이나 얼굴이 붉어지고 수시로 땀이 쏟아지는데, 습한 날씨까지 더해지니 화장이 녹아내려요.”

 

이는 대표적인 여성 갱년기 증상 중 하나인 안면홍조, 발한과 연관이 깊다. 말 그대로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흐르는 증상이다. 날씨의 영향도 받다보니, 최근 수많은 갱년기 여성이 화장을 포기하게 된다고 털어놓는다. 이뿐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착용까지 하면서 얼굴은 내내 습하고 축축하다.

 

갱년기는 누구나 겪는다. 보통 완경되기 약 1~2년 전부터 시작돼 완경 후 3~5년간 지속된다.

50세 전후 난소가 노화되고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며 육체적·정신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는데 이를 ‘갱년기증후군’이라 부른다. 땀이 흐르고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와 발한, 피로감, 불안감, 우울감, 불면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덥고 습한 여름, 갱년기증후군과 ‘사이 좋게’ 지내려면 생활패턴에 약간의 변화를 주는 게 도움이 된다.

 

우선 뜨겁고 땀나는 얼굴을 달래줄 수 있는 생활용품을 챙기는 게 도움이 된다. 땀과 열을 식혀줄 미니선풍기, 자주 땀을 닦아야 하는 만큼 피부에 자극이 덜한 린넨이나 순면 소재 손수건을 넉넉히 챙기는 게 도움이 된다.

 

만약 얼굴의 땀이 너무 심한데, 당장 내일 상견례나 비즈니스 미팅 등 중요한 일정이 잡혔다면 약국에서 땀을 억제해줄 수 있는 성분의 약물을 구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얼굴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티슈 타입으로 나온 제품도 많다.

 

충분한 수분섭취도 중요하다. 특히 더운 여름에는 체온조절 등을 위해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한번에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기보다 틈틈이 입을 축이듯 마셔주는 게 좋다.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은 “흔히 여름철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기는데, 얼굴 발한이 고민이라면 이를 자극할 수 있는 카페인이 많은 제품은 피하는 게 좋고 냉음료로 배가 차가워지면 상대적으로 얼굴로 열이 더 뜰 수 있다”며 “이보다는 오미자차, 석류차로 몸의 열을 식혀주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카페인뿐 아니라 한여름의 시원한 맥주, 맵고 짠 안주 역시 발한과 안면홍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니 피하라”고 덧붙였다.

 

갱년기 증상과 열대야가 겹쳐 매일 밤 제대로 잠들지 못한다면, 우선 일상 속 신체활동량을 늘려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도록 하는 게 도움이 된다.

 

활성산소를 만들어내는 격한 운동보다는 산책, 요가, 수영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우정 원장은 “규칙적인 운동은 홍조현상, 야간발한, 수면장애 등 주요 갱년기증상을 완화한다”며 “특히 갱년기 무렵부터는 뼈가 더 약해지는 만큼 골밀도 향상에 좋은 운동 위주로 1주일에 3회 꾸준히 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그래도 잠을 설친다면 수면시간 30분 전 15분 정도 족욕을 해주고,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또, 잠옷도 몸에 달라붙지 않는 린넨, 마 소재로 바꿔 ‘꿀잠’을 잘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하는 게 좋다. 의류뿐 아니라 침구류도 같은 소재로 교체하면 더 개운하게 잠들 수 있다.

 

사실, 갱년기 증상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의 섭리대로’ 내버려두면 자연스럽게 나아진다. 하지만 증상이 언제 나아질지 모르는 게 문제다. 심한 경우 갱년기증후군이 5년간 이어지기도 한다. 갱년기증후군 자체가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다보니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쉽다.

 

최우정 원장은 “갱년기증상은 급성 여성호르몬 결핍 증상으로 나타나며 이중 갱년기를 경험한 여성의 약 20%는 심한 고통을 호소한다”며 “문제는 이같은 증상을 치료해야 할 것이 아닌 ‘버텨야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나 겪는 갱년기이지만, 나 스스로 갱년기가 힘들게 느껴진다면 이를 개선하는 게 맞다”며 “이를 통해 갱년기 이후의 건강계획도 세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체질 및 상태에 맞춘 처방으로 무너진 신체균형을 회복시켜주는 한방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갱년기증후군을 겪는 여성의 한방치료 선호도가 높은 것은 여성암 가족력, 자궁근종 등 질병이력으로 호르몬제제를 복용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호르몬제 대신 체질 및 건강상태에 따라 다양한 갱년기증상에 맞는 처방을 통해 무너진 신체균형를 되찾아주고 있다.

 

광동한방병원은 체질에 맞는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양방협진도 가능하다. 치료의 기본은 탕약복용이다. 한약을 복용함으로써 전신균형을 맞춰 안면홍조, 가슴답답함, 수족냉증 등을 빠르게 완화해준다. 체내에 갇힌 열을 내려줄 수 있는 체액을 보충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수승화강’(水昇火降)으로 상부의 열을 끄고 하부의 자궁 및 신장을 보해 갱년기를 순조롭게 넘어갈 수 있게 돕는다. 이후 증상에 따라 침, 수승화강약침, 청뇌침, 두한족열요법, 한약좌훈요법 등 갱년기에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최우정 원장은 “한방 치료와 함께 앞서 조언한 생활수칙을 잘 지킨다면 갱년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며 “단, 갱년기는 환자 혼자 감내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평소 아내나 엄마가 우울해하거나, 신경질적으로 변했다고 해서 ‘갱년기 탓’을 하며 무심하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며 “이 시기를 지내는 아내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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