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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은혜 갚는 이보근 “주권한테 ‘홀드왕’ 강조해요”

입력 : 2020-08-06 08:32:18 수정 : 2020-08-06 09: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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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고척돔 전영민 기자] 2차 드래프트에서 KT 유니폼을 입게 됐을 때 이보근(34)은 이숭용 단장과 이강철 감독에게 한 가지를 약속했다. 전성기 때와 같은 투구를 재현하지 못하더라도 투수조의 ‘맏형’으로서 책임감 있게 동생들을 이끌어가겠다는 것. 그래서 아내가 놀랄 정도로 몸 관리에 공을 들였다. 이 단장과 이 감독은 이보근의 약속에 “분명 네가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를 부탁한다”고 답했다.

 

 예상과 달리 준비 기간이 길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이강철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던 구위는 교류전에서 뚝 떨어졌다. 이보근의 활용을 고민하던 이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를 지시했다. 이보근은 “지난해 몸이 좋지 않아서 쉰 기간이 길었다. 순리대로 갔어야 했는데 나도 팀을 옮기다 보니까 마음이 급했다”면서 “잘하고 싶은 욕심에 준비가 조금 덜 된 상태에서 성급했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타이밍이 맞아떨어졌다. 퓨처스리그에서 ‘천천히’를 되뇌면서 기다린 끝에 이 단장이 말했던 ‘그때’가 찾아왔다. 필승 계투조에 한 조각이 부족할 때 이 감독이 이보근을 1군으로 불렀다. 그리고 이보근은 이 감독이 필요로 하는 그 역할을 수행 중이다. 5일 기준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 세이브와 홀드도 가리지 않는다. 개막 3개월의 공백이 오히려 약이 된 것. 이보근은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감독님과 박승민 투수코치님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나를 기다려주셨다”면서 “그런 배려 덕분에 내가 컨디션을 찾을 수 있었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보은하는 길은 약속을 지키는 일. 팀이 부를 때마다 마운드로 달리는 이보근은 불펜에서 ‘형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형이라는 권위는 내려놓고 동생들 사이 분위기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유망주들이 가득한 투수조에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기본, 이보근은 “사실 다들 나보다 야구도 잘하고 알아서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라 내가 기술적인 조언을 할 필요가 없다. 불펜에서 장난치고 말 많이 하는 게 내 역할”이라면서 “선수라면 가을야구를 경험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나마 포스트시즌 관련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이보근이 공들이는 한 가지. 핵심 자원인 주권에겐 ‘홀드왕’ 타이틀의 중요성을 강요(?)하고 있다. 이보근은 “다른 건 몰라도 주권한테는 기회가 될 때 꼭 ‘홀드왕’을 하라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욕심 없다. 괜찮다’고 하지만 정말 중요한 일이다. 권이에게 매일매일 얘기하고 있다”고 웃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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