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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뜻 모아도 모자를 판에...‘무승’ 인천, 아직 덜 급한가

입력 : 2020-08-06 07:59:00 수정 : 2020-08-06 09: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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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이 있다. 지금의 인천유나이티드가 그렇다. 뜻을 한데 모아 힘을 합쳐도 모자를 판인데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 5일 오전 인천이 이임생 수원 전 감독을 공석인 사령탑 자리에 앉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P급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아 임중용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를 60일밖에 유지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급하게 이 감독을 영입하는 분위기였다. 이 전 감독은 부임 첫해에 수원을 FA컵으로 이끄는 등 특유의 따뜻한 리더십을 뽐냈다는 점에서 위기의 인천을 구할 적임자로 선임하는 듯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이 절반을 지나는 시점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인천 입장에선 감독을 선임해 분위기를 반전할 절호의 기회로 보였다.

 

 하지만 이날 저녁께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천 관계자는 “마지막에 의견을 모으질 못했고 최종적으론 무산됐다”고 말했다. 왜 갑작스럽게 반나절 만에 무산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는가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감독이 부정적 여론에 심경이 흔들렸다는 주장과 강등 시 계약 해지 조건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이야기 등이 제기됐다. 그중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고위 관계자와 실무진이 감독 선임에서 충돌이 있었다는 부분이다. 

 

 인천은 임완섭 전 감독과 결별한 뒤 벌써 두 번이나 사령탑 선임에 실패했다. 인천은 선수단 운영 관리 등은 현장 전문 부서인 전력강화실에서 총괄하고 전력강화실장인 이천수 실장이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인천이 구단 실정에 비해 좋은 선수들을 품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한국 축구의 레전드인 이 실장이 제시하는 비전에 선수들이 매력을 느껴 인천 유니폼을 입은 사례는 익히 알려진 일이다. 최근 감독 선임 역시 이 실장이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번 이 전 감독 영입은 이 실장의 작품이 아니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고위 관계자가 전력강화실을 통하지 않고 외부 추천을 통해 이 전 감독과 접촉했고 이 과정에서 구단 내부 잡음이 발생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이 전 감독을 품었으면 나았을 터. 영입도 하지 못하고 팀 내 불화마저 세상에 공개되고 말았다. 선수단부터 프런트 등 구단 모든 이가 뜻을 한데 모아 잔류를 위해 힘을 쏟아도 모자를 판에 수뇌부 간 기 싸움이나 하고 있는 팀으로 전락해버렸다. 이미 이 실장이 이 전 감독 영입 소식이 전해지기 전 개인 SNS를 통해 ‘지친다 꼭두각시’라는 게시글을 올렸던 만큼 이 상황을 쉽게 수습할 수도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할 수 있어 인천’을 외치던 홈 팬들이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저기서 적신호가 빨갛게 번쩍이고 있는데 인천 내부에서만 이 위기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한 채 덜 급히 움직이는 모양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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