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인플루언서 ‘유명세’에 속지마라

입력 : 2020-02-06 18:00:55 수정 : 2020-02-06 18:02:5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유통 실세’ 유튜버·인스타그래머의 파급력 ‘명과 암’ / 연예인 못지않은 광고효과… 1인마켓·PPL 등 셀럽 마케팅 열풍 / 질 나쁜 과거·제품 효용 과장 등 잇딴 논란… 부정적 시선도 많아

[정희원 기자]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 유튜버가 최근 직장인의 고속 신분상승 티켓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인플루언서들이 벌어들이는 수익과 관련이 깊다. 국내서 가장 많은 유튜브 수익을 올리는 ‘보람튜브’의 경우 월 40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버·인스타그래머 등 인플루언서가 만든 ‘양질의 콘텐츠’는 광고효과를 거침없이 발휘한다. 이같은 상황은 더 확장될 전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는 최근 2015년 5억 달러(약 5900억원)에 불과했던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가 올해 100억 달러(약 11조850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루언서들은 ‘유통 실세’로 떠오른 지 오래다. 세포마켓(cell market, 1인마켓) 활성화, PPL, 브랜디드 콘텐츠를 넘어 대기업과 라이센스 계약 후 독자적인 브랜드까지 내놓는다.

유튜버·인스타그래머 등 크리에이터가 만든 ‘양질의 콘텐츠’는 광고효과를 거침없이 발휘하고 있다.그러나 해당 인플루언서의 인성 문제에 따라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수도 있다.

인플루언서의 파급력은 팔로워(추종자)와의 ‘신뢰’뿐 아니라 인플루언서의 ‘브랜드 가치’가 어우러져 발생한다. 유통업계 마케터 A모씨는 “연예인보다 접근성은 낮으면서도, 나름대로 범접하기 어려운 ‘유명인’이라는 미묘한 갭이 소비자에게 통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인플루언서 모시기 대신 직접 크리에이터를 발굴한다. 신선한 얼굴을 뽑는 것은 물론 치솟는 메가 인플루언서의 광고비, 홍보를 위해 대기해야 하는 불편함을 지우겠다는 의지다.

신라면세점은 자사 뷰티 리뷰 플랫폼 ‘신라팁핑’ 전속 크리에이터 150명을 선발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인스타그램 일반인 모델 콘테스트를 열고 에잇세컨즈 모델로 활동할 8명을 뽑았다. 이밖에 CJ ENM 오쇼핑부문도 쇼핑 크리에이터를 선발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형식의 ‘쇼크오디션’을 열었다.

이같은 기업들의 행보 속에는 ‘셀럽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그러나 인플루언서 중에는 유명해진 뒤 질 나쁜 과거가 폭로되거나, 평소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적잖다.

B씨는 “과거에는 인플루언서의 ‘유명한 정도’를 중심으로 마케팅에 나섰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평판이 검증된 사람을 더 선호한다”며 “대중적인 메가 인플루언서보다 팔로워와 소통이 더 잘 이뤄지는 팔로워 1만 정도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더 유리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마케터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기업·브랜드를 알리는 데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뷰티기업 마케터 C씨는 “인플루언서 자체에 대한 문제가 드러나거나, 인플루언서가 기업과 관계가 틀어지는 순간 자칫 브랜드 이미지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씨에 따르면 유명 인플루언서 중에는 안티 세력이 상당한 사람도 간혹 있는데, 이는 큰 리스크다. 요즘의 안티 세력들은 ‘도덕적 잣대’를 내세운다. 단순 질투보다는 인플루언서의 납득하기 어려운 인성이나 태도, 이익을 위해 하는 일을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포장하는 행위 등에 실망해 등을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인플루언서에 대한 비난이 커질수록, 해당 인플루언서와 작업한 기업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늘어난다는 게 C씨의 설명이다. 그는 “럭셔리 콘셉트를 내세워 떠오른 한 인플루언서는 유명 브랜드 카피 논란·제품에 대한 허위정보 제공 논란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뒤 거의 모든 광고주가 그를 ‘손절’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가 아님에도 마치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것처럼 ‘선을 넘는’ 행위도 문제다. 헬스케어·뷰티·다이어트 관련 콘텐츠에서 의학 지식을 남발하거나 제품의 효용을 과장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먹방 유튜버 ‘밴쯔’의 사례를 들 수 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운영하는 건강식품판매회사 ‘잇포유’의 다이어트 식품을 체중감량에 특효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밴쯔를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후 그가 해명을 위해 올린 ‘악플읽기’ 콘텐츠가 문제가 됐다.

C씨는 “요즘의 소비자는 무척 스마트하다”며 “이렇다보니 인플루언서나 기업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무척 크다”고 했다. 이어 “인플루언서들은 소비자들이 자신이 말하는 것을 100% 믿는다기보다, ‘의리’ ‘팬심’에서 구입하는 측면이 크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며 “광고에 앞서 제품을 충분히 검토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침으로써 콘텐츠 신뢰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appy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