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김도훈 감독의 ‘거친 항의’… ‘팬’ 안중에 없었다

입력 : 2019-08-13 06:01:00 수정 : 2019-09-22 16:37:13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심판 판정은 존중하나 아쉬움의 제스쳐였다. 나는 문제가 없다. 선수는 최선을 다했다. 감독이라면 팀을 위해 이야기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하나가 빠졌다. 바로 ‘팬’이다. 김도훈(49) 울산현대 감독의 거친 항의가 정당화될 수 없으며, 팬에게 공감받을 수 없는 이유이다. 특히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 팬은 김도훈 감독이 공격적으로 항의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봤다. 그 어린이 팬은 프로축구 그라운드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울산현대는 1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치른 대구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25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 경기는 내용이나 결과보다 김도훈 감독의 항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후반 13분 울산 수비수 윤영선의 손에 공이 맞았고, 이는 VAR(비디오판독)을 통해 핸드볼 파울에 의한 페널티킥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자 김도훈 감독이 강하게 항의했다. 대기심과 주심을 향해 삿대질했고, 코치진이 만류하자 거칠게 손을 뿌리치며 밀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심을 향해 머리를 들이미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김도훈 감독의 항의한 이유는 이 장면 때문이 아니다. 직접 “심판 판정은 존중한다”라고 언급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만 경기 과정에서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그간 억울함을 느꼈던 내용이 쌓이고 쌓여 윤영선의 핸드볼 파울 때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김도훈 감독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올 시즌 리그 선두를 달리며 우승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 또한 2위 전북현대에 턱밑 추격을 받고 있다. 스플릿 시스템 돌입 전까지 최대한 승점을 벌려야 우승권에 가까이 갈 수 있다. 판정 하나에 예민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분명히 억울함도 느꼈을 것이다.

 

김도훈 감독의 말처럼 팀의 수장이라면 그라운드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승리를 갈망하는 선수를 위해 입장을 대변하고 보호해줘야 한다. 벤치에 머문다고 해서 모두 감독이 아니다. 소신 있는 철학이다.

그러나 방법이 잘못됐고, 그 과정에서 ‘팬’은 안중에 없었다. 심판진을 향해 삿대질한 행동은 그 자체로 존중이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만류하는 동료를 밀쳤다. 그만큼 극도로 흥분 상태였다는 뜻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했다. 머리를 들이미는 행동은 그 안에 공격성을 띄고 있다. 접촉하지 않았을 뿐 공격하겠다는 의사 표현과 다를 바 없다. 이러한 행동들이 과연 선수와 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일까.

 

K리그는 분명 심판진의 매끄럽지 않은 운용과 판정으로 지적받고 있다. 최근에는 VAR에서도 오심이 나오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팬들은 김도훈 감독의 항의에 공감하기는커녕 오히려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그만큼 잘못한 행동이라는 뜻이다. 더욱이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없다"며 반성하는 모습도 없었다. 만약 김도훈 감독이 합리적인 행동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목소리를 냈다면 그의 주장과 불공평함이 정당화될 수 있었고, 팬의 공감대도 살 수 있었다.

 

무엇보다 팬을 외면했다. 프로스포츠는 ‘팬 퍼스트’ 전략을 펼치기 위해 연구하고 고민한다. 특히 어린이 팬을 위해 이벤트를 열고, 학교를 찾아다니며 사회공헌 활동도 한다. 그래서 그라운드에서 거친 행동을 자제하고,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페어플레이하고, 건강한 경쟁을 추구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김도훈 감독의 거친 항의는 ‘팬’ 앞에서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SPOTV 중계방송 캡처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