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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폐지·결방 NO”…‘정글의 법칙’의 거침없는 질주

입력 : 2019-08-07 09:59:45 수정 : 2019-08-07 15: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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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정글의 법칙’이 촬영을 강행한다. 휴방도 없고 결방도 없다. 제작진의 잘못 따위는 ‘제작진 교체’로 슬며시 넘어가면 된다는 심산일까.

 

 6일 한 매체는 이달 중순 ‘정글의 법칙’이 인도네시아 섬으로 촬영을 떠난다고 보도했다. 농구감독 허재, 야구선수 출신 김병현이 선발대 출연진으로 결정됐다는 것. 이에 SBS 측은 즉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SBS 관계자는 스포츠월드와의 통화에서 “다음 시즌을 기획 중이며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항은 없다. 출연자도 촬영 장소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결방이나 휴방 논의도 없다. 현재 방송 중인 ‘정글의 법칙 in 미얀마’ 편에 이은 후속 시즌을 논의 중인 것만은 확실하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출연자 이열음의 ‘대왕 조개’ 채취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다”는 자조적인 반응도 나온다.

 

 지난 6월 말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로스트아일랜드’에서는 태국 남부 꼬묵섬 인근 바다에서 대왕조개를 채취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거대한 대왕조개 3개를 잡아와 병만족이 시식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대왕조개가 멸종위기종이라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 ‘정글의 법칙’ 제작진 탓이었다.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국립공원 측은 국립 공원법과 야생동물보호법, 영상법 위반 혐의로 출연자와 제작진을 고발했다. 자연히 SBS ‘정글의 법칙’ 측의 무책임한 초기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SBS 측은 당초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가중했다. 그러나 드러난 사실은 제작진의 입장과 확연히 달랐다. ‘관광 활동’만 하겠다고 약속하고 서명한 문서가 존재했지만, 사전의 신고 내용은 전혀 준수하지 않은 채 ‘사냥 활동’을, 그것도 자랑스럽게 촬영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커지자 SBS 측은 방송을 통해서 인사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을 징계했고, 해당 프로듀서는 ‘정글의 법칙’ 연출에서 배제됐다. 그리고 “향후 철저한 사전 조사,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과문을 방송에 내보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과거에도 수차례 조작 의혹이 있었지만 제작진의 사과로 상황을 넘겼다. 개선되는 바 없이 ‘논란 후 사과’ 패턴의 반복이다.

 

 ‘정글의 법칙’은 병만족들이 자연 속에서 펼치는 생존기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2011년 첫 방송을 시작했다. 장수 프로그램답게 조작된 연출 의혹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글의 법칙’은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시청률이 이를 증명한다. 올해 2월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북마리아나’의 경우 수도권 기준 분당 최고 18.1%까지 치솟았다. 최근 방송된 ‘북마리아나’ ‘태즈먼’ 등 평균 10%(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이하 동일)를 넘나드는 SBS 간판 예능 프로그램임은 확실하다. 그러나 ‘대왕조개’ 논란 이후 8.9%(7월 6일), 5.3%(7월 13일)로 대폭 하락했다. 이후에도 들쑥날쑥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흔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수들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로 얼렁뚱땅 상황을 종결 지으려 한다. ‘정글의 법칙’도 방송으로 보답하려는 마음일까. 그렇다면 과연 어떤 콘텐츠로 시청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조차 아니라면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다음 논란이 발발될 때까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방송을 이어나갈지도 모른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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