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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이혜성 아나운서, 통역도 시청자도 ‘ALL 패싱’… 누구를 위한 인터뷰인가

입력 : 2019-07-29 16:44:58 수정 : 2019-07-29 17: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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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김대한 기자] 이혜성 아나운서가 통역도 시청자도 ‘패싱’했다. 시청자를 배려하지 않는 ‘영어 인터뷰’와 그라운드를 밟은 ‘하이힐’을 통해 이 아나운서가 시청자와 경기장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인식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 아나운서는 지난 26일 팀 K리그와 유벤투스FC 경기 종료 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하 부폰)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이 아나운서는 부폰에게 영어로 질문했고, 부폰은 이탈리아어로 대답했다. 옆에 있던 통역사는 부폰의 대답을 한국어로 옮겼고, 해설위원은 이 아나운서의 질문을 한글로 다시 설명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 아나운서는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통역단계’를 줄이기 위해서라며 해명했다. 그는 “경기가 지연되고 여러 가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서 계획에 없던 부폰 선수와 인터뷰를 하게 됐다”며 “빠듯한 시간이 주어져 통역단계를 한 번이라도 줄이고자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부폰 선수에게는 양해를 구했지만, 정작 시청자분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못했다”고 했다.

 

‘통역단계‘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호소한 이 아나운서지만, 얼마나 시간을 아끼고 양질의 질문을 했는지 의문이며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먼저 그의 영어 질문들은 모든 시청자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그 시간까지 인터뷰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축구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팬들일 가능성이 높다. 전설로 불리는 부폰이 과연 어떤 대답을 할지 집중하는 데 정작 영어 질문부터 시청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이 아나운서의 영어 질문을 해석하는 해설위원의 오디오까지 부폰의 대답과 맞물렸다. 결국 이 아나운서는 모든 시청자가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전제 속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다.

 

게다가 영어와 영어로 맞교환하는 인터뷰도 아니었다. 영어로 된 질문을 부폰이 명확히 이해했을지도 확인이 필요할뿐더러 부폰의 이탈리아어 대답을 다시 한국말로 옮기는 통역사의 시간도 상당시간 소요된다. 정말 ‘통역단계‘를 줄이기 위해서에 목적이 있었다면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이 같은 고려를 통해 계획된 인터뷰대로 진행했어야 한다. 결국 본인의 만족감 이외에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이 인터뷰는 총제적 난국으로 표현될 만하다.  

뿐만이 아니다. 인터뷰 당시 카메라에 포착된 이 아나운서의 의상 역시 인터뷰와 어울리지 않았다. 이 아나운서는 경기장에서 기본인 운동화를 ‘패싱‘하고 하이힐을 신었다. 몸매를 드러낸 의상은 본인의 선택 여부에 달렸다 하더라도 경기장의 잔디를 배려해 운동화를 신는 것은 기본이다. 이쯤 되면 의상부터 ‘패싱 인터뷰’까지 이날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이 아나운서의 선택들은 비난을 받기 충분했다. 

 

KBS 선배 아나운서 전현무의 ‘로건 레먼’ 인터뷰는 지금까지도 최고의 인터뷰로 회자된다. 이 아나운서의 항변처럼 질문을 최대한 많이 하고 싶었다면 전현무처럼 영어 질문과 영어 대답을 통해 시간을 아끼는 기본적인 준비가 있어야 했다. 더불어 전현무는 천편일률적인 ‘두유 노 싸이,김치’의 질문 수준을 넘어 ‘로건 레먼’에게 ‘샤이 보이’를 이끌어냈다. 전현무와 같은 인기를 얻고 싶다면 선배 아나운서처럼 기본부터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이 아나운서는 “공영방송의 아나운서로서 모국어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반성했다. 문제는 모국어에 대한 책임감이 아닌 시청자들을 마주하는 아나운서가 지녀야 할 책임감이다. 

 

kimkorea@sportsworldi.com

사진=이혜성 인스타그램 캡처, 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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