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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엿보기] KIA 선발 마운드의 두 얼굴, 기회에도 ‘책임’이란 유효기간이 있다

입력 : 2019-07-09 06:00:00 수정 : 2019-07-08 1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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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IA 제이콥 터너, 조 윌랜드, 홍건희, 차명진.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이닝은 제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KIA의 세대교체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7일엔 낯선 선발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지명타자 최형우와 외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를 제외하곤 모두 젊은 피, 미래를 위한 자원들이었다. 김주찬과 김선빈은 경기 후반에야 대타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안치홍은 부상으로 이탈해있고, 나지완은 부진해 2군으로 향했다. 이명기도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이범호도 선수생활을 일주일만 남겨뒀다. 2017 주역들의 흔적이 점차 흐려지고 있다.

 

타선의 변화는 이제 막 시작했다 해도 투수진은 시즌 초반부터 20대가 즐비했다. 에이스 양현종과 고영창만이 유이한 30대였다. 다행히 기대보다 성장이 빨랐다. 김윤동이 어깨를 다쳐 빠지자 문경찬이 마무리 투수 보직을 차지했다. 하재훈(SK), 고우석(LG) 등 리그 최고 마무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하준영과 이준영도 구속을 끌어올렸고, 전상현도 가능성을 쐈다. 5월 중순부터 성장세가 확연했기에 성적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1사 주자 1,2루 kt 심우준 타석에서 KIA 한승택이 마운드에 올라 선발 양현종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문제는 선발 마운드다. 한마디로 양현종이 전부다. 양현종을 제외하면 믿을만한 선발 투수가 없다. 외국인 듀오 제이콥 터너와 조 윌랜드는 모두 기대 이하 성적을 떠안고 있다. 양현종과 원투펀치를 이뤘던 헥터 노에시처럼 월등하지 않더라도 외인 선수에게 걸린 최소한의 기대치가 있는데 그마저 도달하지 못한다. 그나마 윌랜드는 최근 두 차례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남겼다. 반면 150㎞를 상회하는 터너의 패스트볼은 밋밋한 탓에 상대 타자들에 치기 좋은 먹잇감이 됐다. 상대 타자들도 윌랜드가 아닌 터너가 상대하기 더 편하다고 말할 정도다.

 

4~5선발 자리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외인 듀오가 부진해 비난을 독식할 뿐이지 국내 선발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한승혁은 2군 등판 도중 내전근 통증을 호소해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임기영도 불펜에 몸담고 있다. 한동안 호투를 펼치던 홍건희와 차명진은 직전 등판에서 나란히 4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홍건희는 2015시즌부터 선발로서 경험을 쌓았는데 아직까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더욱 크다. 로테이션 소화를 고무적이라 평가해도 알을 깨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기회를 헛되이 흘려보낸다면 악순환의 반복을 예고하는 셈이다.

 

양현종은 늘 이닝 소화를 강조했다. 시즌 초반 부진할 때엔 마운드 위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를 냈을 정도다. 선발 투수에 주어진 책임을 지기 위함이었다. 양현종이 홀로 짊어진 무거운 책임감을 젊은 피들이 나눠가져야 하지 않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면 ‘유망주’라는 꼬리표와 기회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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