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광주 전영민 기자] "솔선수범, 행동으로 보이는 주장이 되겠다."
22일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와 KIA의 맞대결이 열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오후 3시쯤 KIA 선수단이 더그아웃 앞에 모였다. 소박한 주장 이·취임식을 위해서였다. 박흥식 감독 대행이 미팅을 소집했고 선수들은 박 감독 대행을 중심으로 둥글게 원을 만들었다. 주장직을 내려놓은 김주찬,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된 안치홍이 차례대로 나와 선수단에 인사를 전했다.
KIA는 올 시즌 최악의 출발을 마주했다. 연패에 수차례 허덕였고 성적은 바닥을 찍었다. 베테랑들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고 김기태 전 감독은 성적 부진을 책임지기 위해 자진 사퇴했다. 리더 김주찬은 부상과 부진으로 2군을 오르내렸다. 박 감독 대행은 임시주장을 맡던 안치홍에 정식 주장을 맡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계획이었다. 3년째 주장을 해온 김주찬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뜻도 있었다.
갑작스런 주장 완장에 부담은 없다. 박 대행은 사전에 안치홍에 분위기 쇄신과 열정 등을 주문한 터. 안치홍 역시 박 대행이 지향하는 밝은 선수단 분위기를 만들려는 생각이다. “사실 시즌 도중에 주장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나도 배우는 입장이라 선배들한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뗀 안치홍은 “그래도 더그아웃에서 행동들을 잘 할 수 있도록 먼저 생각하고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딱 중간이다. 위로는 이범호-김주찬-나지완-최형우 등 베테랑이 남아 있고 밑으로는 젊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말 그대로 교각 역할을 해내야 하는 셈이다. 안치홍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장을 맡았는데 최대한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 예전 선배들처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겠다“며 ”우리 팀에 경험이 적은 선수가 많은 게 단점일 수도 있는데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예측할 수 없는 팀인 게 더 좋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팬들에게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만족스럽지 못한 팀 상황 때문에 고개를 숙이기도 여러 번. 개인 성적부터 팀 분위기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안치홍이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전영민 기자, K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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