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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5-17 10:14:12, 수정 2019-05-17 17:58:58

    [SW의눈] 우승 감독까지 물러나는 KIA…누가 지휘봉을 잡으려 할까

    • 6일 오후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그라운드 훈련이 진행됐다. 경기 전 KIA 김기태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오며 미소짓고 있다.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우승을 지휘했던 감독마저 팀을 떠났다. 누가 독이 든 지휘봉을 잡으려 할까.

       

       ‘희생.’ 김기태 감독을 가장 잘 대변하는 표현이다. 시기에 관계없이 김기태 감독은 항상 자신을 낮췄다. 표현이 서투른 탓에 말을 아끼면서도 선수단을 위해서라면 강한 말도 서슴지 않았다. 어떤 문제라도 감독이 총대를 메고 욕받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강했다. 팀이 부진할 땐 ‘내 탓’, 잘 할 땐 ‘선수들 덕’이었다. 부진한 선수에 관한 질문에도 ‘긍정적인 면을 봐달라’라고 했을 정도다. 선수단,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김기태 감독의 신망이 두터운 이유다.

       

       분명 성과가 대단하다. 2009년 우승 이후 KIA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강팀’이란 수식어보다 ‘몰락한 왕조’란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랬던 KIA를 끌어올린 장본인이 김 감독이다. 2014년 10월 KIA 지휘봉을 잡은 뒤 2016시즌부터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일궈냈고, 2017시즌엔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지휘했다. 올 시즌만 부진할 뿐 그간의 성과를 고려하면 좋은 감독임에 틀림없다.

       ‘우승 감독’이 스스로 물러났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다만 성난 팬심의 영향도 간과할 순 없다. 일부 극성팬들은 우승 당시에도 김 감독의 전략과 KIA의 경기력에 비난을 쏟아냈다. 퇴진운동을 열기도 했고, 올 겨울엔 임창용과의 결별을 빌미로 ‘베테랑 홀대 논란’까지 일었다. 김 감독이 직접 나서 팬들을 만나 대화를 했음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김 감독에 대한 비아냥 섞인 비난은 물론 인신공격까지 끊이질 않았다. 용기를 낸 감독의 행동마저 무시당했다.

       

       인기팀 감독의 숙명인 걸까. 감독을 향한 비난은 어느 팀이나 똑같다. 수장이 짊어져야 할 일종의 짐이다. 다만 KIA의 경우는 다르다. KBO리그 최고 인기팀답게 응원만큼 비난도 강하다. 2009시즌 통합우승을 이끈 조범현 전 감독도 그랬다. 연속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팬심이 사나워졌고, 조 전 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김 감독도 같은 맥락이다. 임기 동안 한 차례라도 우승을 차지하기 힘든 게 감독의 자리. 팀을 정상에 올렸던 감독이 자진 사퇴를 한 게 벌써 두 차례다.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팬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리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고, 그 동안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떠나는 날까지 자신을 희생했다. 우승을 해도 홀대받는 덕장. 누가 지휘봉을 잡으려 할까.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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