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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3-26 07:00:00, 수정 2019-03-26 10:02:08

    [이용철 위원의 위클리리포트] '제2의 이용규' 막자…FA 제도, 당장 손봐야 한다

    • 최근 '이용규 사태'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복잡하다. 이용규의 잘못은 정당화될 수 없다. 여러 부분에서 더 깊이 생각했어야 했던 일이다. 그러나 한때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해 공헌했던 선수다. 이런 식으로 은퇴 수순을 밟는 건 모양새가 너무 좋지 못하다. '베테랑'의 입지가 좁아지는 프로야구판이지만, 선수에게도 현역 생활의 말로를 계획할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FA 제도가 만든 악순환 속에서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한국 야구가 발전은커녕 후퇴하는 느낌이다. 

       

      KBO리그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양극화된 데에는 구단들의 책임이 크다. 특정 선수들에게 과하게 배팅을 했고, 결국 몸값 거품을 자초했다. '성적 지상주의'에 빠진 나머지, 구단의 이익만을 생각해 시장 전체를 바라보지 못했다. 

       

      진짜 문제는 이를 알면서도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구단 이사회의 목소리에 휘둘려 자신 있게 안건을 끌고 가지 못하고 있다. 구단은 KBO의 결정이라며 책임을 미룬다. 선수를 대표하기 위해 설립된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지난 2년간 대표 공석으로 제대로 기능할 수도 없었다. 현대야구는 세이버메트릭스, 트랙맨, 랩소도 등 과학적인 방식으로 최첨단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과거에 묶인 FA 제도는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대안으로 'FA 등급제'가 테이블에 올라왔지만, 몇 년째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이제는 강 건너 불구경을 끝내야 한다. 누구도 나서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방치됐던 FA 제도를 하루빨리 손질해야 할 때다. 선수협 대표, 구단 대표, KBO 대표, 전문가 등 이해당사자들은 더는 미루지 말고 당장 머리를 맞대야 한다. FA는 선수뿐만 아니라 구단에도 기회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각자 필요한 자원을 주고받으며 전력 평준화를 이뤄낸다면 리그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모두가 공생할 수 있는 길이다. 

       

      '리빌딩'도 억지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앞 파도가 있어야 넘어올 뒤 파도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정후, 강백호 등 데뷔 첫해부터 맹활약할 만한 능력을 갖춘 신인들이 있지만, 실은 기량과 멘탈에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신인들이 더 많다. 성적만 바라보는 구단들에 의해 프로의 생리도 모른 채 1군 무대에 뛰어들고, 이후 자괴감에 빠져 더 발전하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빠진 신인도 여럿이다. 고참 선수들은 이들에게 필요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자원이다.

       

      2019시즌 프로야구는 팬들의 성원으로 매진 행렬을 이루며 성공적으로 개막했다. 그러나 선수와 구단이 이런 팬들을 맞이할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모습이다. FA 양극화가 심해진 가운데, 사각지대에 놓인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향후 '제2의 이용규'가 또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마침 이대호(롯데)도 신임 선수협 회장에 선출됐다. 최적의 타이밍이다. 더 늦게 전에 우리 현실에 맞는 FA 제도를 '즉시' 만들어야 한다.

       

      정리=이지은 기자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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