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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인터뷰] “다정한 아빠 아닌 당당한 아빠” KT 이해창의 이유 있는 ‘독종 변신’

입력 : 2019-02-25 07:00:00 수정 : 2019-02-25 09: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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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너무 가정적인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 같아요.”

 

두 딸의 아버지이자 남편인 KT 포수 이해창(32)은 팀 내에서 누구보다 가정적인 선수로 알려져 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선 16시간의 시차에도 매일 같이 두 딸과의 영상 통화를 빼놓지 않는다.

 

처음엔 ‘가정적인 선수’란 이미지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자부심도 있었다. 그러나 2019시즌 스프링캠프에선 ‘다정한 가장’이란 이미지와의 이별을 선언했다. 진정한 행복을 위해 ‘독종’이 되는 것을 택했다.

 

이해창은 지난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마무리캠프로 향했다. 마무리캠프는 보통 비주전 혹은 신인급 선수들이 다수 참가하기에 팀 내에서 나름 잔뼈가 굵은 ‘30대’ 이해창의 참가는 의외로 다가왔다.

 

자신을 되찾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다. 이해창은 “타격 메커니즘, 수비 동작 등 공수 모든 면이 망가져 있었다. 게다가 시즌 중 발목 부상 이후, 다시 다쳐선 안 된다는 생각에 몸을 사리면서 연습량도 줄어들었다.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에 강훈련을 자처했다”라고 설명했다.

 

마무리캠프 당시 트레이너가 매일 같이 마사지를 해야 할 정도로 자신을 가혹하게 단련했던 이해창은 “마무리캠프에서 간신히 되찾은 좋은 느낌을 잃어버릴 수 없지 않은가”라며 스프링캠프에서도 연일 맹훈련을 자처한다. KT 관계자는 “정말 독한 마음을 먹은 것이 느껴진다”라고 혀를 내두른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한 달간 마무리캠프에 참가했고, 1월 말 미국으로 출국했으니 제대로 된 아버지, 남편 노릇을 한 기간은 약 2개월가량에 불과했다. 평소 가정생활에 충실했던 이해창에겐 장기 해외 체류는 고문과도 같은 일이다. 그럼에도 무리할 정도로 훈련 기간을 늘린 결정에 후회는 없다.

 

이해창은 “하루는 부모님께서 ‘힘들 때면 어느 것이 가정에 정말 도움 되는 일인지를 생각해라. 비시즌에 기량 발전을 위해 하루, 이틀씩 조금 더 투자하면 가족이 맞이할 미래의 하루, 이틀이 더욱 행복할 수 있다’란 냉정한 조언을 해주셨다. 지금도 힘들 때마다 되새긴다”라고 설명한다.

 

보다 나은 선수로 오래 뛰어야만 훨씬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이 되는 길이라 믿고 있는 이해창은 애잔함이 아닌 행복을 안겨주는 선수가 되고자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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