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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디그여왕, 김해란의 발자취는 역사가 된다

입력 : 2019-01-28 10:21:50 수정 : 2019-01-28 10: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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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단 한 번도 우쭐하는 법이 없다. 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35)은 대기록 앞에서도 덤덤했고, 겸손했으며, 한결같았다.

 

김해란은 프로 원년인 2005년부터 열다섯 시즌 동안 빠짐없이 코트를 지켰다. 지난 27일 현대건설전에서 달성한 ‘남녀부 사상 최초 디그 성공 9000개’ 기록은 오직 김해란만이 받을 수 있는 훈장이었다. 올 시즌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디그(세트당 6.803개) 1위, 리시브(효율 52.84%)와 수비(세트당 9.618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기록 달성 후 김해란은 “몰랐다. 팀 성적이 중요해 개인 기록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남자부에 비해 여자부는 공의 힘이 약하다. 랠리도 더 많다. 덕분에 기록이 나올 수 있었다”고 평온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팀 동료 이재영이 상기된 표정으로 “내 마음 속엔 항상 해란 언니가 있다. 나의 MVP다”며 진심을 전했다. 이어 “대표팀에 있을 때부터 언니와 같은 팀을 해보고 싶었다. 함께할 수 있게 돼 정말 행복하다. 언니는 훈련할 때도 대충하는 법 없이 제일 열심히 한다. 덕분에 후배들이 잘 따라가게 된다. 정말 멋있다. 최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인생 선배이자 베테랑 리베로로서, 김해란은 후배들을 떠올렸다. “리베로라는 포지션이 뒤에서 수비만 하니까 쉬울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리베로는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저것도 못하냐’는 이야기가 많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걸 견뎌내지 못하면 절대 정상에 설 수 없다. 후배들 중에 실력이 충분한데도 그런 부분을 못 견디고 나가는 선수들이 꽤 많다. 그게 안타까웠다. 후배들을 더 격려해주고 싶다”고 애정 어린 한 마디를 남겼다. 

 

김해란은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팀 선수 구성이 괜찮은 편이다. 상위권 성적을 내고 싶었는데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그래도 1위라는 자리에 너무 집중하진 않으려 한다. 괜히 부담감만 커질 것 같다. 동료에게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해란이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은 역사가 된다. 코트 위 김해란의 시계는 아직도 멈추지 않았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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