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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1-27 10:40:57, 수정 2019-01-27 10:40:56

    [황현희의 눈] 라면의 참맛

    •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 뭐냐고 누군가 나에게 물으면 난 주저 없이 ‘라면’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일주일에 한 번도 안 먹었다면 왠지 오늘은 라면을 먹어야 할 것 같고 티브이에 누군가가 라면 봉지를 뜯어 물을 넣어 보글보글 끓이는 장면만 봐도 침이 꿀꺽 삼켜진다.

       

      술 마신 다음날은 어떠한가? 해장을 위해 뭔가 국물이 당기지만 직접 요리를 하기에는 귀찮고 중국집에 배달해 먹기엔 배달하시는 분께 나의 초췌한 얼굴로 마주치기는 싫고 이때 미리 사놓은 적당한 컵라면이라도 있다면 정말 나라님 부럽지 않다. 

       

      해외로 여행을 갈 땐 어떠한가? 가장 먼저 챙기는 1순위는 내 속옷도 세면도구도 아닌 라면이다. 나는 그렇다. 해외에서 현지 음식을 물리도록 먹는다면 늦은 밤에 라면국물 한모금의 간절함이란… 경험해본 사람은 누구든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라면은 남녀노소 돈이 많든 적든 한국에서든 해외에 있건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라면에 주목하고 싶은 이유는 요즘 놀랍게도 다른 업계와는 다르게 라면업계는 1위가 아닌 2위인 ‘진라면’에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라면과 10년 전만해도 20% 넘는 격차를 보였지만 작년에는 겨우 3% 정도의 점유율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선호도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진라면이 좋다고 말한 응답자가 5년 새 4배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2위에 집중하는 것일까? 단순히 맛의 차이인 것일까?

       

      아마도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 기업의 이미지, 2008년 이후 10년 동안 가격을 동결하고 라면 값 인상에 동참하지 않은 점, 놀랍게도 98.84%의 높은 정규직 비율 등 이런 점이 우리가 진라면을 선택하게 만든 배경이 아닐까 싶다.

       

      분명한 것은 맛의 이유에서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수년간 1위를 달렸던 라면이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수출용 라면 건더기 양과 국내용 라면의 건더기 양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을 자취생들의 비애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왜 선택이 다른 라면으로 옮겨 갔는지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사람들은 라면이 이젠 뚜렷한 맛의 차이로 선택해 먹는 시대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문화를 선택해 먹는다는 느낌으로 다가와야 할 것이다.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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