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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위크엔드스토리] ‘20살 국보센터’ 박지수 “BTS도 좋지만 여농의 김연경 돼 흥행 이끌고파”

입력 : 2018-12-22 10:00:00 수정 : 2018-12-23 13: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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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KB국민은행의 박지수가 스포츠월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농구로 최고가 돼 언젠간 김연경 언니처럼 흥행 이끌고 싶어요.”

 

196㎝이란 신장만큼이나, 코트 위 존재감도 압도적이다. 프로 데뷔와 동시에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프로 3년 차 만에 리그를 평정한 국보급 센터가 됐다. 승부욕도 엄청나 농구의 ‘농’자만 꺼내도 눈빛부터 매섭게 달라진다.

 

그러나 조금만 깊은 대화를 나눠보면 유쾌하고 솔직한 영락없는 20세 숙녀다. 집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세상을 다가진 듯 행복하고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열렬한 팬이다. 인형 수집이란 아기자기한 취미도 가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보물로 통하는 센터 박지수(20)의 이야기다.

 

2016~2017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박지수는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신체조건과 탁월한 감각을 앞세워 리그를 장악해 갔다. 통합 6연패를 이끈 ‘적장’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몇십 년에 한 명 나오기도 힘든 한국 농구계의 보물 아닌가. 외국인 선수보다 훨씬 까다롭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도 재능을 알아봤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엔 WNBA의 신인드래프트에서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 지명돼 미국 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한 층 더 성숙해진 박지수를 스포츠월드가 만났다.

▲‘20살 집순이’

 

코트에선 골 밑의 지배자로 통하지만 코트 밖 박지수는 평범한 20대, 그 중에서도 ‘집순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연애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소박한 공약도 내걸었지만 시즌 중 외박을 할 때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향해 휴식만 취한다. “연애 정말 해보고 싶긴 한데, 그렇게 집에서 쉬는 게 좋을 수가 없네요”라며 웃었다. 

 

집에서 휴식을 취할 때 항상 찾는 것은 ‘방탄소년단(BTS)’ 관련 영상이다. "꼭 한 번 만나 악수해보고 싶다"며 열혈 팬을 자처했던 박지수는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정국과 지민인데, 춤 선이 정말 예쁘지 않느냐”라고 칭찬에 열을 올렸다.

 

아기자기한 취미도 있다. 바로 인형 수집이다. 지난 시즌에는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캐릭터 인형을 항상 가방에 걸고 다녔다. “이제는 팬들도 알아보고 인형을 선물해 주시더라”며 좋아했다.

 

방탄 소년단 영상 시청과 인형 수집은 취미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농구를 잘 하기 위한 자신만의 심리 안정 비법이기도 하다. 박지수는 “평소 자책을 많이 하는 편인데 농구를 잘 하려면 잊는 연습도 필요하더라. 취미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홀로 맞선 미국무대 

 

올 여름 박지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 리그의 휴식기를 틈타, WNBA에 발을 들였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에서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입고 자고 먹는 것부터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해야 했지만, 번거로움과 함께 한국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자유도 찾아왔다.

 

박지수는 “홀로 타지 생활을 했지만 나중엔 적응이 되더라. 외롭긴 했지만 대신 자유가 찾아왔다. 한국은 숙소에서 다소 절제된 생활을 해야 하나 미국에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으면 운전해서 직접 갈 수도 있었다. 한국에선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나중에 미국을 떠날 땐 아쉽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진짜 문제는 생활이 아닌 농구였다. 미국농구의 벽은 예상보다 높았다. 우여곡절 끝에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32경기에 나서 평균 13분을 뛰어 2.8점 3.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냉정히 말해 주전급 활약은 아니었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미국 무대는 힘과 속도가 단연 압도적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마냥 좌절하진 않았다. 박지수는 “주변에선 미국무대 경험 후 시야가 넓어졌다고 하는데, 사실은 수비가 늘었다고 느낀다. 많이 배우고 돌아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국보센터는 미국 농구 경험을 고난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기필코 우승이다’

 

박지수의 소속팀 KB국민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 받았지만, 사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2위에 올라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우리은행에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기필코 우승이다’란 소속팀의 이번 시즌 슬로건은 박지수를 포함한 선수들이 항상 외치는 각오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도 그렇지만, 국민은행은 충분히 우승이 가능한 전력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우승을 못하면 영영 못할 것 같아 모든 선수들이 우승만 바라보고 온 힘을 쏟아내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최고의 기량과 좋은 성품을 지닌 선수로 더욱 유명해지고 싶다”던 박지수는 대뜸 배구 선수 김연경(30)을 롤모델로 언급했다. 여자 배구의 대중화와 붐업을 주도한 김연경처럼 자신도 여자농구 흥행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소속팀과 자신의 첫 우승은 그가 꼽은 여자농구 흥행의 신호탄이자, 유명 선수로 나아가는 첫 번째 발걸음이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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