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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스토리] 철웅이가 보내는 메시지…"두산이 우승할 것이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입력 : 2018-11-06 07:30:00 수정 : 2018-11-05 19: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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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재원 기자] 신분을 철저히 숨기며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두산 마스코트 철웅이 얘기다. 온전히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팀에 대한 애정이 보통이 아니다. 자신을 완전히 포기하고 야구장에서는 100% 철웅이로 살아가는 ‘그’를 만나봤다.

 

우선 왜 철웅이일까. 이름 그대로 OB베어스 시절부터 시작된 곰 마스코트는 유서가 깊다. 하지만 2010년부터 과거 귀여운 반달곰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사이보그 로봇곰을 추구하고 있다. 친근함보다 강력한 이미지를 위해서다. 팬들은 뽀족한 눈의 무서운 철웅이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파워풀한 춤 실력과 위트를 갖춘 철웅이에게 빠지는 데 필요한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철웅이와 관련된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응원단상에서 출중한 춤솜씨를 뽐내기도 하고 어린이들과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는 등 팀의 각종 행사에서 철웅이는 빠질 틈이 없다.

 

5일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과 SK의 경기에 앞서 잠실구장에서 만난 철웅이는 눈코 뜰 새 없었다. 1kg이 넘는 탈을 벗고 땀을 닦아내며 모습을 드러낸 철웅이의 일과는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시작된다.

 

경기 시간 두 시간 반 전에 잠실구장으로 출근해 탈과 유니폼을 체크한다. 팬들과 사진을 찍고 선수들과 함께 몸을 풀며 일찍 경기장을 찾은 관중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시구 행사에도 등장할 뿐만 아니라 응원에서도 능청스러운 철웅이가 빠질 리 없다. 그렇게 경기가 끝날 때까지 철웅이는 숨 돌릴 틈이 없다.

지금의 철웅이를 ‘인형 탈 아르바이트’로 생각하는데 큰 오해다. 철웅이는 2014년부터 탈을 써 현재는 어엿한 마스코트 회사의 팀장이다. 젊은 시절 4년간 철웅이를 담당한 만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보통이 아니다. 특히 두산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약기를 시작하면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철웅이가 될 수 있었을까. 기회는 우연했다. 철웅이는 “원래 하기로 했던 동생이 사정이 생기면서 권유했고 처음엔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다가 천직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얼마 전 두산 마케팅 팀장님을 만났는데 평생 하겠다고 다짐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공개하기도 했다. 

 

탈의 무게 만큼 힘든 날도 많았다. 특히 기록적 폭염이 엄습했던 지난여름에는 “너무 힘들어서 일 끝나면 집에 가서 바로 기절했다. 또 경기 중 지친 모습도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팀에 대한 응원도 빠트리지 않았다. 철웅이는 “한국시리즈에 돌입하면서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두산이 반드시 우승할 것이다. 내년도 내후년에도 계속 우승했으면 좋겠다. 내가 분위기를 살려서 선수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좋다”며 선수단과 일체화된 모습이었다.

 

특히 어느 구장에서 우승하는 게 좋냐는 질문에 “홈에서 우승하는 것이 저나 팬들에게 좋겠지만 그렇다고 6∼7차전까지 억지로 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빨리 이겨서 우승하는 게 제일 좋다”라며 힘주어 말하며 다시 철웅이 탈을 힘차게 집어 들었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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