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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 힐만 감독 ‘데이터 야구’… 숫자 속에 숨겨진 ‘믿음’

입력 : 2018-10-29 06:00:00 수정 : 2018-10-28 18: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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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권영준 기자] ‘데이터 야구’라고 부르고 ‘믿음’이라고 쓴다.

 

프로야구 SK가 플레이오프 홈 2연전을 모두 승리를 장식하며 한국시리즈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SK는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넥센과의 2018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3선승) 2차전 홈경기에서 김강민 이재원 최정의 홈런포를 앞세워 5-1로 승리했다. 전날 박정권의 끝내기 투런포로 10-8 짜릿한 승리를 거둔 SK는 1, 2차전에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 승리시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5.7%이다.

 

트레이 힐만(55) 감독의 야구가 조금씩 결실을 맺어가는 모습이다. 미국, 일본, 한국 등 ‘3국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힐만 감독의 야구는 데이터에 기반한다. 숫자를 바탕으로 확률 높은 야구를 한다는 뜻이다. 시즌 중 메이저리그식 극단적 수비 시프트, 투수 교체 타이밍, 대타 기용 등 전반에 걸쳐 데이터를 토대로 작전을 펼친다.

 

힐만 감독은 평소에도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승리의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SK 감독실에는 힐만 감독의 메모가 빼곡하게 붙어있고, 책상 위에도 경기 자료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이번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치르면서도 줄곧 “테이터를 검토해 상황마다 선수를 기용했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리드오프 김강민(36)과 플레이오프 사상 첫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박정권(37)이다. 데이터만 본다면 리드오프나 대타 기용은 언감생심이었다. 김강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 MVP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막상 개막 이후 극도로 부진하며 2군에 머물렀다. 박정권의 부진은 더 깊었다. 1군 기록은 1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2 2홈런 5안타 6타점이 전부이다. 박정권이 1할대 타율과 100경기 이하로 출전한 것은 데뷔 첫 해인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데이터 속에 숨겨진 경험을 봤다. 김강민과 박정권은 SK 왕조 시절의 중심이었다. 이들에겐 ‘가을 전어’라는 수식어가 언제나 붙어 다녔다. 힐만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팀 리드오프로 김강민을 설정하고, 박정권을 엔트리에 포함하면서 “풍부한 경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힐만 감독의 계획은 100% 적중했다. 김강민은 1차전에서 5회 좌중간 투런포를 작렬하더니, 2차전에서도 5회 상대 선발 에릭 해커를 두들겨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가동했다. 플레이오프 타율 0.333, 출루율 0.600으로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박정권 역시 1차전 대타 끝내기 홈런으로 팀 분위기를 예열했다. 2차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해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볼넷 2개를 걸러내면서 해커를 흔들었다. 해커가 이재원에게 강판의 결정적 홈런을 허용하기 직전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린 것도 박정권의 신중한 선구안이 있기에 가능했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숫자지만, 그 속에 묻어있는 믿음을 보지 못했다만 성공하지 못할 구상이었다. 힐만 감독은 "김강민을 리드오프로, 박정권을 활용한 부분을 포함해 선수를 기용하는 모든 상황에서 데이터를 활용한다. 다만 큰 경기에는 많은 압박 속에 출전할 수 밖에 없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가 어떻게 편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뒤 결정한다"며 "우리 선수 중에 준비되지 않은 선수는 없다. 그렇기에 내가 원하는 상황, 시점에서 선수를 기용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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