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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무대 뒤에서

입력 : 2018-10-24 11:11:26 수정 : 2018-10-24 1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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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어렸을 때 본 첫 영화나 첫 공연 기억하시는지요. 

 

 부모님 손잡고 갔던 것 빼고 제가 기억하는 첫 영화는 중학교 1학년 때 중앙극장에서 보았던 ‘사관과 신사’입니다. 당시만 해도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이면 학교에서 영화 단체 관람을 했었는데요. 망친 시험을 모두 잊을 정도로 여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리차드 기어와 엔딩 크레딧에 흘러나왔던 ‘up where we belong'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제가 다닌 학교가 명동에 있었던 덕에 극장들이 가까이에 많이 있어서 영화는 꽤 자주 보았습니다.

 

 공연을 보게 된 계기는 언니가 많은 제 친구덕분이었는데요. 대학생 언니들을 통해 정보가 많은 그 친구 따라서 ‘관객모독’, ‘아가씨와 건달들’ 등등 연극과 뮤지컬을 보았습니다. 주머니 사정상 한 작품을 여러 번 본 적은 없지만, 아무래도 눈앞에서 보이는 생생한 생동감과 공연마다 실수나 애드리브로 달라질 수 있는 변화의 폭을 그때부터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무대 위 배우의 입장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은 당황이지만, 눈치 챈 관객에게는 재미요, 관객을 눈치 못 채게 만든 배우에게는 안도감과 뿌듯함이 있다고 할까요. 그래서 오늘은 재미삼아 공연 후일담을 공개합니다. (^^) 

 

 흙돌집을 지으며 돌을 나르는 장면이 있는데요. 아뿔싸. 첫 공연이라고 돌 소품을 깜빡. 결국 배우들이 마임으로 처리하고 마는 대참사가 있었습니다. 떨어져있는 은장도를 발견하고는 ‘이것은 은장도가 아니더냐’라고 대사하는 부분이 있는데, 돌아서니 보이지 않는 은장도. (어느 배우의 발에 걸려 이미 사라져버린 이후였습니다) 다음 행동까지 약 1.5초의 시간이 걸렸을까요. 그 짧은 시간동안 미친 듯이 생각하고는 결국 고름이 풀어진 저고리만 부여잡고 ‘이게 도대체 어찌 된일이냐’로 대신하기도 했습니다. 대사 틀린 건 그래도 티가 안나는 편이죠. 춤을 추다가 혼자만 다른 방향으로 돌아본 경험도 있습니다(좌절). 합창을 하다가 반주가 끊기는 바람에 아카펠라로 마무리한 일이 있는데, 어느 분은 연출인줄 알았다며 큰 감동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번 공연에는 생애 첫 출연하는 5살 배우가 있었는데요. 입장하자마자 앞쪽 객석에서 가족을 발견하고 손을 연신 흔들어서 관객에게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과연 이 첫 공연이 5살 아이에겐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배우 겸 방송인 류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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