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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9-13 06:00:00, 수정 2018-09-12 22:53:02

    [SW현장메모]사과는 했지만....찜함만 남긴 KBO 총재의 '준비된'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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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월드=야구회관 정세영 기자] “사과는 했는데 찜찜함만 남는다.”

       

      1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정운찬 KBO 총재의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나온 대다수 취재진과 야구팬의 반응이다. 정운찬 총재는 이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불거진 국가대표 선발 문제 등 야구계 당면 과제와 KBO리그 주요 현안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정운찬 총재는 간담회가 시작된 후 미리 준비한 대본을 읽으며 “국민 스포츠인 야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외면의 성과만을 보여드린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다. 그야말로 유구무언”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병역 문제와 관련된 국민 정서를 반영하지 못해 죄송하다.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 야구 전반을 들여다보고 갖가지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 산적한 KBO 관련 업무에 대한 속 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거의 모든 답변이 “논의를 해 보겠다” 혹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였다. 아울러 질문이 거듭될수록 미리 준비해 온 답변서를 찾는 모습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무엇보다 경찰청 야구단 존폐 문제와 급등하는 선수들의 FA 몸값 등 예민한 질문에는 명쾌한 입장이 없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또 이날 정 총재는 “향후 야구대표팀 선수 선발을 담당할 ‘한국야구 미래 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이 단체가 어떤 기능을 할지와 향후 강제성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병역 논란 해소 대책에는 "문제 해결책 마련은 정부에 맡기고 이를 따르겠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결국 당장의 급한 불만 끄려는 모습이었다. 급조한 회견이라는 말들이 곳곳에서 흘러 나왔다. 이날 정 총재의 기자간담회를 지켜본 한 야구인은 “사실 지난 10일 정운찬 총재가 아시안게임 이후 불거진 여러 논란에 대해 12일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최근 본인이 여론의 지탄을 받자, 보여주기식 쇼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의 시선도 상당했다. 결국 정치인은 정치인일 수밖에 없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간 KBO는 야구에 문외한인 정권의 실세나 유력 정치인 총재의 낙하산 인사로 야구팬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그러나 정 총재는 널리 알려진 야구광으로, 야구인들과 야구팬들에게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런데 총재 취임 직후 모습을 보면, 그간 정치인이 낙하산 인사로 내려왔을 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다.

       

      정 총재는 올해 1월 취임하면서 “나는 총재가 아닌 커미셔너다. 수익과 공정성을 다 잡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정 총재는 과연 취임 당시 약속을 잘 지키고 있을까. 현재 야구계에서 정 총재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정 총재는 국민의 야구인식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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