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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시선] 김제동은 되고, 페미는 안 되고… KBS의 이중잣대

입력 : 2018-09-01 14:11:27 수정 : 2018-09-01 1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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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공영방송은 ‘첨예하게 주장이 엇갈리는 정치적·종교적·문화적 이슈의 경우 한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방송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공영방송 KBS가 대대적인 혁신으로 공정성 회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공정성에 대한 해석을 제멋대로 하고 있어 그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지난달 5일 방송된 KBS 1TV ‘도전 골든벨’에서는 한 학생이 들어 올린 답안 보드의 일부 문구가 모자이크된 상태로 전파를 타 논란이 됐다. 해당 학생은 방송 직후 자신의 SNS를 통해 “골든벨 나가서 ‘동일범죄 동일처벌’과 ‘낙태죄 폐지’를 써뒀다. 그런데 그걸 다 가려버렸다”고 분개하며 “KBS 편집팀인지, 위에서 지시를 내렸는지 잘 알았고, 나는 그게 정치적 발언인 줄은 몰랐다”고 ‘도전 골든벨’ 제작진을 비판했다. 제작진이 해당 학생의 문구를 페미니즘 관련 발언으로 규정, 검열을 통해 모자이크를 감행한 것. 

의사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할 공영방송 KBS의 검열은 이후 논란으로 번졌다.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KBS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청소년들이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며 “‘청소년 출연자가 이러한 이슈 다툼에 휘말려 입게 될 피해’를 우려하여, 항상 녹화 전에 출연자들에게 ‘프로그램 취지를 벗어나는 멘트는 자제하라’고 사전 고지해왔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8월 5일 방송분에서 최후의 1인의 답판에 적힌 글 일부를 모자이크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성혐오 단어인 ‘보이루’라는 단어를 여과 없이 내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페미니즘에 유독 엄격한 KBS를 향한 시청자의 불만은 쏟아졌다.

 

그렇게 정치적·종교적·문화적 이슈에 대해 엄격한 KBS지만, 가을개편에서는 공정성이 의심되는 프로그램을 론칭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이 진행자로 나선 시사 토크쇼 ‘오늘밤 김제동’이 바로 그것.

 

앞서 김제동이 KBS의 시사 프로그램을 맡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제동은 꾸준히 정치적 목소리를 내왔고, 공정성을 주요 가치로 내건 KBS와는 맞지 않기 때문. 물론 김제동의 뛰어난 진행 능력과 시청자와의 소통 능력 그리고 다채로운 상식을 지닌 방송인이란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하지만 시사 프로그램의 경우 주요 현안에 대해선 저마다 해석이 다르기 마련인데, 정치적인 색깔이 뚜렷한 진행자를 메인 MC로 기용한다는 점은 의문이 든다. 이에 KBS 공영노조 측은 “KBS가 또다시 공정하고 객관적인 뉴스가 아닌 특정 진영 위주의 편파적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김제동의 시사 프로그램 론칭은 강행됐고, 오는 10일 첫 전파를 탈 예정이다.

 

‘첨예하게 주장이 엇갈리는 정치적·종교적·문화적 이슈의 경우 한 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방송할 수 없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공영방송 KBS. 김제동은 되고, 페미니즘은 안 되는 KBS의 이상한 원칙이 공영방송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트리고 있다는 점을 왜 모를까.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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