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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돌고 돌아 마주한 얄궂은 운명… ‘김학범 vs 박항서’

입력 : 2018-08-29 13:23:53 수정 : 2018-08-29 13: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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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왼쪽)감독과 박항서 감독.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한국과 베트남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김학범(58)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과 박항서(59)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사령탑 대결이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 얄궂은 인연은 30년이 넘는 세월을 돌고 돌아 그라운드에서 마주했다.  

 

두 지도자의 인연은 3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김학범 감독은 1980년 국민은행에, 박항서 감독은 1981년 제일은행에 입단해 실업축구 무대를 누볐다. 당시 실업축구 무대 외 금융단 축구대회에서도 마주했다. 박항서 감독이 입단 직후 육군축구단에 입대했지만, 육군축구단 역시 실업축구 소속이었기 때문에 두 감독은 경기장을 오가며 같은 시공간에서 호흡했다.

 

물론 이 인연은 짧게 끝났다. 박항서 감독은 1984년 럭키 금성(FC서울 전신)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를 누볐고, 김학범 감독은 국민은행에 남았다. 이후 두 감독은 엇갈린 길을 걷는다. 박항서 감독은 이후 4년간 짧은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1998년부터 럭키 금성 트레이너로 새출발을 한다. 반면 김학범 감독은 1992년 선수 생활을 접고 은행원의 삶은 살았다. 정장을 차려입고 은행으로 출근했다. 워낙 성실하기로 유명했던 김학범 감독은 은행원 시절 승승장구, 과장까지 진급했다는 후문이다.

 

김학범 감독은 은행원의 삶을 살았지만, 축구화를 놓지 못했다. 축구 공부에 매진한 김학범 감독은 1993년 국민은행 코치로 돌아왔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코치를 거쳐 1998년부터 성남 일화(성남FC 전신)의 코치로 활약한다. 이 시기 박항서 감독역시 LG 치타스 코치, 1994 미국월드컵 트레이너를 거쳐 수원 삼성의 코치로 활동한다. 이후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을 만나 영광시대를 열어젖힌다. 이 시기 김학범 감독은 성남 일화 코치로 K리그 3연패라는 새역사에 힘을 보탰다. 서로 지도자로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시기이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손을 마주잡기 시작한 시기는 2005년 이후이다. 박항서 감독은 2005년부터 경남FC 사령탑으로 부임해 이후 전남드래곤즈, 상주 상무에서 팀을 이끌었다. 김학범 감독 역시 2005년부터 성남 일화 감독으로 활약한다. 2007년 성남FC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했고, 2008년 전남 드래곤즈가 ACL에 진출하면서 서로 정보를 교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한다.

 

프로 무대 지도자로 함께 길을 걸었던 두 감독은 각각 한국과 베트남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다시 국가대표 타이틀을 짊어졌고,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마주한 김학범 감독과 박항서 감독은 대회 기간 숙소에서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는 등 우정을 나눴지만, 이제는 승장과 패장을 나눠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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