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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펜싱 강영미, 33세에 첫 金… 주목받지 못해 더 짜릿하다

입력 : 2018-08-22 00:04:08 수정 : 2018-08-22 09: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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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자카르타(인도네시아) 박인철 기자] “첫 출전이 마지막일지도 몰라서 더 기뻐요.”

 

깜짝 금메달이 터졌다. 한국 여자 펜싱 에페 강영미(33·광주서구청)가 한국 펜싱 대표팀의 3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강영미는 2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전에서 쑨위엔(중국)을 11-7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사실 강영미는 ‘효자 종목’ 펜싱에서도 금메달 기대주가 아니었다. 남들이 한창 커리어를 쌓던 20대 중반에는 성장 속도가 더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국내 대회에서는 나름 우승의 맛도 봤지만 국제 대회 선발전만 치르면 칼날이 예리하지 못했다. 31세이던 2016 리우 올림픽에서야 첫 대표팀 마크를 가슴에 달았지만 개인전 14위, 단체전 6위란 성적에 그쳤다.

 

칼을 내려놔야 하나 고민이 깊었다. 그러나 항상 이기라고만 말하던 어머니가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최선만 다하고 다치지 말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힘들게 잡은 국제대회 기회를 마지막으로 살려보자 마음을 먹었다.

 

그 결심이 이날 경기에서 빛났다. 강영미는 결승전에서 단 한 번도 상대에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5-4에서 내리 3점을 따내 승기를 굳혔다. 남은 시간은 30여초. 쑨위엔이 급해지자 침착하게 대응했고 큰 소리로 포효하며 생애 첫 금메달을 자축했다.

 

경기후 만난 강영미는 “정말 생각지 못한 금메달이라 너무 기쁘다. 신랑 엄마 다 생각난다”면서 “포기하고 싶던 순간이 정말 많았다. 옆에 동료, 부모님이 있었기에 끝까지 버텼다. 엄마...(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는 나의 정신적 지주다. 내가 이기는 것만 좋아하셨는데 이번 대회에선 아프지 말고 최선만 다하라고 조언해주셨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만약 최인정이 준결승전에서 이겼다면 결승에서 한국인vs 한국인의 매치가 성사될 수도 있었다. 이에 강영미는 “인정이를 만났다면 아마 1등은 힘들었을 것 같다. 그래도 인정이 몫까지 다하려 했다. 결승에서 못 만나서 아쉽다. 그랬더라면 누가 이기더라도 기뻐했을 텐데… 물론 지금도 너무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30대 중반을 향한 시기에 개인 첫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던 비결은 뭘까. 강영미는 ”20대 때는 내가 잘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개인 운동을 철저히 하며 대비했다. 다리 운동은 물론 웨이트도 꾸준히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도 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영미는 이번 대회 금메달이 특별하다. 나이를 생각하면 처음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일 수도 있다. 강영미는 “결혼도 했고 이제는 아기도 가져야 한다. 다음 아시안게임은 무리라 생각한다. 물론 확정은 아니다”라면서 “관심 받는 걸 되게 좋아하는 성격인데 이제서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주위 응원이 내게 진짜 큰 힘이 됐다. 남편이 그동안 많이 애써줬다. 일이 바빠 자카르타에는 못 왔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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