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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8-15 16:11:54, 수정 2018-08-15 16:11:57

    [전경우의 유통잡설] 신세계가 ‘일제수탈 상징’ 미쓰코시 백화점 미화하는 이유?

    • 매년 8월 15일 광복절이 되면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신세계와 일본 미쓰코시(三越) 백화점의 관계다.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 본점 자리는 일제 강점기 미쓰코시 백화점 경성지점이 있던 곳이다. 이 백화점은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이 안경을 맞추는 장면의 배경으로 나와 유명해졌다. 신세계는 ‘한국 최초 백화점이 탄생한 날 우리는 근대를 만질 수 있었고 볼 수 있었다’며 이 백화점이 개관한 지난 1930년을 자신들의 생일처럼 여긴다. 신세계 그룹 공식 블로그와 신세계 백화점 인터넷 홈페이지는 물론, 각종 자료에 나오는 기업 연혁에도 가장 첫 머리에 미쓰코시 백화점이 등장한다.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한 특이한 사례다.

       

      신세계 그룹 공식 블로그를 보면 ‘미쓰코시 경성점 물산 부에서는 각 도의 도지사나 산업국장에게 편지를 띄워 지역별 특산품이나 희귀품을 추천받아 판매하였습니다’는 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이 백화점 쇼윈도를 채우기 위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떤 일을 겪어야 했을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더군다나 그 무렵 이 백화점을 드나들던 ‘모던 보이’는 누구였을까? 일본인과 그들에게 협력하던 지배계급이 주를 이뤘을 것이다. 이 연장선에서 백화점은 ‘식민지 수탈’의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1904년 일본 최초의 백화점으로 기록되는 미쓰코시 백화점을 출범시킨 당시 미쓰이 재벌(三井財閥)은 2차 세계대전 중 악명을 떨친 전범기업 중 한 곳이다. 종전 이후 해체됐고, 현재 미쓰이 그룹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광복을 맞은 뒤 미쓰코시 백화점 경성점의 이름은 지워졌다. 한때 정부가 관리하던 동화백화점 시절이 있었고, 6·25전쟁을 거치면서는 미군 PX 역할을 했다. 1955년 다시 동화백화점 간판을 달고 영업했고, 1962년 동방생명으로 넘어갔다. 삼성그룹이 이 백화점을 인수한 시기는 1963년 11월이다. 삼성그룹은 올해 3월로 80주년을 맞았지만, 신세계는 이미 2010년에 80주년 행사를 열었다. 정작 미쓰코시 백화점은 신세계와 사업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 

       

      신세계는 삼성에서 갈라져 나왔다. 삼성그룹의 모태는 유통업이었다. 1938년 3월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자본금 3만원으로 설립한 삼성상회는 대구 지역의 사과와 동해안에서 생산한 건어물 등을 취급했다.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던 삼성그룹은 1963년 7월 15일 동방생명과 함께 동화백화점을 인수해 백화점 사업에 뛰어든다. ‘신세계’라는 명칭은 이때부터 세상에 소개됐다.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딸이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조카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신세계는 1991년 11월 삼성에서 계열 분리한 후 사업을 키워 지금의 모습이 됐다.

       

      생활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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