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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8-08 21:26:22, 수정 2018-08-09 00:43:39

    수입차 업체는 배짱… 국토부는 뒷북… 소비자만 속 터져

    BMW 사태로 본 시장 현실
    2년전 유럽서 유사 사례… 은폐 의혹
    팔면 그 뿐… 잦은 고장 ‘나 몰라라’ 대응
    말뿐인 명차… 자부심·신뢰 ‘와르르’
    • [한준호·이지은 기자] 최근 연달아 화재가 발생하는 등의 결함으로 인해 리콜이 결정된 독일차 BMW 320d와 520d로 인해 국내 수입차 브랜드들은 물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이번 화재 사건으로 촉발된 국민들의 분노는 BMW그룹 코리아를 포함해 그동안 문제가 발생하면 숨기거나 묵살하던 다른 수입차 브랜드, 여기에 이를 감독·관리해야 하나 안일한 대처로 일관해온 국토교통부를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BMW그룹 코리아가 자체적으로 실시해 안전하다는 진단을 받은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자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는 형국이다. 최근 각 지역 주차장에서는 520d를 포함해 BMW 차량 전체의 주차를 금한다는 공지문이 나붙을 정도인데다가, 피해 차량뿐만 아니라 화재를 겪지 않은 차량 소유자들도 소송에 나서면서 소송 제기 인원만 수 백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일에는 BMW그룹코리아는 독일 본사 임직원들까지 내한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 진화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일단 화재 원인을 기존에 발표했던 EGR(배기가스순환장치) 쿨러에서 발생하는 누수 현상 때문이라고 규명하며 해당 부품 교체로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놨지만 이 과정에서 이미 유럽에서도 비슷한 화재가 있어서 2016년 이를 인지하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는 해명이 나오자 결함 은폐 의혹은 확대일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0만6000여대로 수입차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을 시행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해당 차량을 대상으로 ‘운행 자제’ 권고를 내린 상태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추가적으로 BMW그룹코리아 측에 자료 요청을 하고 따로 안전진단을 하기로 하는 등 뒷북 대응에 분주해졌다.

      앞서 수입차 브랜드들의 고질적인 한국 소비자 무시는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아왔다. 같은 독일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일명 ‘벤츠 골프채’ 사건이 대표적이다. 2015년 9월 광주에서 시동꺼짐 현상으로 고통을 겪던 벤츠 차주가 회사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하면서 이에 분노해 자신의 차량을 골프채로 부순 사건이다. 얼마 전에는 1990년대 인기그룹 잼 멤버 황현민의 수입차 갑질 사건이 터졌다. 처음에는 연예인이 한 수입차 업체에 찾아와 욕설을 하고 난동을 부린 것이라는 보도였다. 그러나 황현민이 해당 차량이 수 차례 시동이 꺼져 가족의 안전이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업체에서는 무시로 일관했다는 내막을 직접 밝히면서 여론이 뒤집혔다. 포드 역시 중고차를 신차로 속여 판매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소비자들을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의식도 퍼지고 있다. 배기가스 배출 조작 사건으로 국내에서 판매까지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한 폭스바겐은 이 문제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1인당 1200만원을 배상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한 사람당 100만원의 바우처를 주는 것으로 갈음해 지탄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수입차 제조사가 딜러사에 애프터서비스 등 소비자 불만사항까지 떠넘기는 구조를 지적하고 있다.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 아래 소비자 불만에 대한 대응이 늦어져 오히려 화를 키우는 사례가 많다. 이번 BMW 화재 사건 이후 BMW그룹코리아 본사와 각 딜러사는 최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응하고 있다고는 하나, 실제 소비자들은 전화를 해도 대기 시간이 너무 긴데다 고객 응대가 부실하다면서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한 자동차 제조사 관계자는 “수입차는 대부분 대고객 업무를 딜러사에 일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평상시에는 고객관리에 효율적일 수 있겠지만 이번 BMW 화재 사건처럼 대규모 피해사례가 발생하면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수입차 브랜드들의 안일한 대응과 정부의 감독 부재가 빚어낸 대형 참사로 소비자들만 속이 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늑장 리콜이나 고의로 결함 사실을 은폐·축소하는 제작사는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할 정도의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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