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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7-26 03:00:00, 수정 2018-07-25 20:55:00

    없는게 없다지만 어디있는지 몰라… 황당한 삐에로쑈핑

    직원도 위치 몰라 입점사 당혹
    구매 연계·입소문 효과도 의문
    “만물상 콘셉트… 좋은 자리 없다”
    신세계 측은 원칙 고수 입장
    • [정희원 기자] “저희 제품이 어디에 있는지 찾는 데 정말 며칠이 걸렸어요. 그동안 삐에로쑈핑에 출퇴근하다시피 했죠. 담당자도 제대로 못 찾는데 과연 일반인들의 구매로 이어질지 의문입니다. 직원들에게 물어봐도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고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 삐에로쑈핑이 오픈한지 약 한달이 지났다. 일본 유명 잡화점 ‘돈키호테’를 그대로 벤치마킹한 이곳은 ‘듣도 보도 못한 잡화점’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온갖 물건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는 말에 하루 평균 1만명이 찾고 있다.

      삐에로쑈핑을 찾은 사람들이 진열된 물건을 구경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재밌게 상품을 둘러보지만, 정작 여기에 물건을 들인 입점사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자사 제품 위치 파악도 어렵고, 입점 후 입소문 효과도 예상에 미치지 못해서다. 삐에로쑈핑은 ‘쇼핑 경험’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트렌드에는 부합하나, 결국 입점사의 매출로 연계될지는 의문인 셈이다.

      뷰티업체 A사 관계자는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을 찾기 위해 며칠 동안 이곳에 출퇴근 도장을 찍다시피 했고, 결국 제품을 찾아내긴 했지만 영 마음에 드는 위치는 아니었다”며 “아무래도 제품이 눈에 띄어야 구매를 불러올 확률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A사 측은 “SNS·뉴스 단신 등을 통해 자사 뷰티제품이 삐에로쑈핑에 입점됐다고 알렸지만, 이렇다 할 반응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화장품 업체 B사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세계가 운영하고, 정용진 부회장이 크게 신경쓴다는 말에 입점을 결정했다”며 “하지만 삐에로쑈핑은 매출로 이어지는 통로라기보다 소비자들의 놀이터 정도로 보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내부적으로 결론내렸다”고 했다.

      유통채널에서 ‘위치선정’은 예민한 이슈다. 조금이라도 소비자 눈에 더 띄는 좋은 자리를 확보하는 게 매출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 1~2층 도합 약 760평 규모, 4만여점의 물건이 진열된 삐에로쑈핑에서 원하는 물건을 찾기란 ‘한강에서 바늘찾기’ 수준이다. ‘쇼핑리스트를 만들어 가도 매장에서 기만 빨리고 결국 제품은 구매하지 못했다’는 등의 소비자 후기도 종종 보인다. 자신의 제품이 포함된 섹션 안에서 눈에 띄는 위치선정이 중요한 이유다.

      삐에로쑈핑은 반드시 벤더를 통해 상품을 매입하는 돈키호테와는 달리, 상품 및 카테고리 특성에 따라 직매입, 수수료지불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일부 업체는 매출과 직결되는 위치선정에 아쉬움을 느끼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삐에로쑈핑은 한정된 공간에 다양한 상품을 압축진열해 고객에게 보물찾기하듯 상품을 찾는 재미를 주는 콘셉트로 하고 있다“며 “입점 업체와도 사전 미팅을 통해 이런 내용을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까지 당사로 입점 업체들이 직접 컴플레인을 제기한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삐에로쑈핑 직원들도 특정 업체의 제품을 일부러 좋은 위치에 진열하지는 않는다는 원칙적인 입장이다. 삐에로쑈핑 측은 “상품 카테고리 별로 안내된 지도가 있어 고객이나 입점사가 원하면 지도를 제공한다”며 “직원들이 개별 상품의 세부적인 위치를 다 파악하고 있지는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열도 한 섹션의 물건이 소진될 경우 해당 섹션에 제품을 무작위로 진열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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