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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4-29 19:16:54, 수정 2018-04-29 19:20:42

    [SW스토리]‘인천서 방출’ 박지수, 인천에서 ‘동화’를 썼다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인천전에 꼭 뛰고 싶습니다.”

      간절함이 육체를 지배했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천금 같은 역전 결승골을 작렬하며 무승에 시달리던 경남FC에 승리를 선물했다. 주인공은 수비수 박지수(24·경남FC)이다.

      경남은 29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치른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44분 환상적인 발리슈팅으로 골망을 흔든 박지수의 결승골을 앞세워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17(5승2무3패·17골)을 기록한 경남은 제주 유나이티드(13골)와 승점 및 승무패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앞서 리그 3위로 올라섰다.

      사실 경남은 이번 시즌 최대 위기에 몰렸다. 개막 이후 ‘득점 기계’ 말컹을 앞세워 4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4연승 이후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7일 대구전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을 포함해 5경기에서 2무3패로 부진했다. 특히 지난 11일 리그 선두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에서 0-4로 대패하며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반전이 필요했고, 그 역할을 주도한 것은 박지수였다. 경남은 이날 멀티골을 작렬한 인천의 문선민을 막지 못해 1-2로 끌려갔다. 후반 15분 말컹의 득점으로 2-2 균형을 맞춘 경남은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플레이로 인천과 맞섰다.

      그리고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44분, 코너킥 기회를 맞이했다. 문전 혼전 과정에서 수비수 박지수가 두 차례 볼 트래핑 후 발리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발리슈팅 과정에서 인천 선수와 충돌이 있었고, 이에 주심이 반칙 휘슬을 불었으나 VAR(비디오판독)을 통해 득점을 인정받았다. 박지수는 유니폼을 벗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관중석을 향해 들어 보였다.

      박지수에게는 감격스러운 장면이었다. 박지수는 지난 2013년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스(Youth) 시스템인 대건고를 졸업하고 우선 지명으로 인천 유니폼을 입었다. 우선 지명이라는 것은 그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박지수 역시 프로 무대를 꿈꾸며 공을 찼다.

      현실은 냉혹했다. 박지수는 1시즌 동안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축구 유망주에서 한순간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박지수는 축구화를 벗어 던졌다. PC방을 전전하며 방황했다. 하지만 그토록 좋아하는 축구를 놓을 수 없었다. 가족의 응원도 힘이 됐다. 그렇게 박지수는 아마추어 최대 리그 K3문을 두드렸다. 2014년 FC의정부에서 활약한 박지수는 입단 테스트를 받으러 다니며 도약을 꿈꿨다.

      경남FC가 손을 잡아줬다. 2015시즌 28경기, 2016시즌 35경기에 출전하며 K2 리그 주전 수비수로 도약했다. 왕년의 박지수가 다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2016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종부 감독은 박지수의 간절함을 알았다. 그래서 김종부 감독은 박지수의 어깨를 더 두드렸다.

      박지수는 2017시즌 33경기에 출전하며 경남의 1부리그 승격을 이끌었다. 시즌 종료 후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감격의 순간도 맞이했다. 불굴의 의지가 만든 K리그 동화였고, 감독의 스토리였다.

      K리그1 승격 후 처음 맞이하는 인천전. 박지수의 출전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친청팀이지만, 방출의 아픔을 느꼈던 복잡한 감정이었다. 그래서 인천에 보여주고 싶었다. 박지수라는 이름 석 자를. 박지수는 “감독님께 출전시켜달라고 조르겠다”고 말했다. 이를 악물고 그라운드를 누빈 박지수는 기어코 승리의 파랑새가 됐다. 득점이 가장 필요한 시간에, 승리가 가장 절실한 시점에 터진 귀중한 골이었다. 이날 경남과 인천의 맞대결 속에는 한 편의 동화가 펼쳐졌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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