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정복한 양현종(20·KIA), 꾸준함의 대명사 장원준(33·두산), 스타성으로 무장한 김광현(30·SK)까지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2018시즌 첫 승을 장식했다. ‘명불허전’이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
소속팀의 통합우승, 정규시즌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고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10이닝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로 포효했다.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MVP는 양현종의 몫이었다. 시간이 흘러 준비한 겨울이 지났고 양현종은 여전한 모습을 과시했다. 25일 광주 kt전, 7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개막전 팀 패배를 곧바로 설욕했다. 사사구는 제로였고 탈삼진은 6개. 김기태 감독은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봤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김광현의 첫 승. 역시 25일 인천 롯데전에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5-0 완승을 이끌었다. 2016년 9월4일 NC 이후 567일만의 선발승.
무엇보다 정규시즌 복귀전이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재활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2016시즌 후 계약기간 4년 총액 8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뒤 재활에 돌입했다. SK는 건강하게 돌아올 김광현을 믿고 계약서는 내밀었다.
그 바람은 단 한시즌 만에 현실이 됐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150㎞ 직구를 꽂아넣던 김광현은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도 강력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특유의 다이내믹한 투구폼으로 야구팬의 ‘로망’으로 불리는 김광현의 부활에 SK는 우승후보로까지 급부상했다.
김광현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낸다면 각자 개성이 있는 좌완 토종 선발의 성적대결도 큰 흥밋거리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처럼 양현종의 독주는 쉽지 않다. 장원준은 누적된 투구수 등 불안한다는 외부의 시선을 인식하며 이를 악물었다. 양현종은 여유를 장착했고 김광현은 승리의 짜릿함에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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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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