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다음

    입력 2017-10-15 10:00:00, 수정 2017-10-15 01:24:35

    [SW시선] "나는 영화배우다" 신성일의 존재 가치

    • [부산=최정아 기자] 존재 자체로 빛난다. 한국 영화사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신성일은 충무로에서 보석같은 존재다.

      원로배우 신성일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한국영화회고전의 주인공으로 관객과 만났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신성일에 대해 “한국영화의 근 현대사를 대표할 수 있는 분이다. 더불어 미래의 한국 영화의 튼튼한 뿌리와 기둥이시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한국 영화의 뿌리이자 근본이자 미래가 되실 분이라고 올해 핸드프린팅 주인공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신성일은 1960년 신상옥 감독의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540여 편이 넘는 영화의 주연을 맡았다. 1960년대 최고의 청춘스타가 누구냐 묻는다면 10명 중 9명은 그의 이름을 말할 것이다. 그만큼 신성일은 한국 영화계 남자배우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2000년대까지 작품 활동을 계속했던 보기 드문 배우다.

      박찬욱 감독은 “일본에 미후네 도시로, 이탈리아에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미국에 그레고리 펙, 프랑스에 알랭 들롱이 있다면 우리에겐 배우 신성일이 있다”며 “일찍이 이토록 한 사람에게 영화산업과 예술이 전적으로 의존했던 나라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없었다. 신성일을 이해하지 않고는 한국 영화사는 물론 한국 현대 문화사 자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존경하는 마음을 나타냈다. 아마도 신성일의 존재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하는 문장이 아닐까. 

      신성일에겐 남다른 외모가 무기였다. 연기력도 갖췄지만 시대를 앞서간 외모는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기 충분했다. 여기에 오랜 세월 건강하고 날렵한 육체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맨발의 청춘’(1964) ‘떠날 때는 말 없이’(1964) ‘위험한 청춘’(1966) ‘불타는 청춘’(1966) 등 수많은 청춘영화가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줬다. 그는 배우 엄앵란과 결혼을 한 스타 커플로도 화제를 모았다. 1964년에만 신성일, 엄앵란 두 배우가 콤비를 이룬 영화 26편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해 두 사람은 결혼했다. 결혼한 뒤로 신성일의 파트너는 엄앵란이 아니라 김지미, 윤정희, 문희 등 여러 배우로 바뀌었지만 1967년 한 해에만 신성일이 주연한 영화 51편이 극장에 걸릴 정도였으니 당시 그의 인기는 엄청난 것이었다.

      신성일은 김기덕, 이만희, 김수용, 정진우, 이성구 등 60년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감독들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대배우로 성장했고 70년대 이후에도 꾸준한 작품활동을 했다. ‘별들의 고향’(1974) ‘겨울여자’(1977) ‘길소뜸’(1985) 등은 청춘의 이미지를 벗어나서도 여전히 호소력을 갖는 신성일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2013년에도 ‘야관문: 욕망의 꽃’이라는 영화의 주연을 맡아 영화배우로서 활동을 이어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회고전을 통해 신성일의 대표작 8편을 상영 중이다. 그의 출세작인 ‘맨발의 청춘’(1964)을 시작으로 ‘초우’(1966) ‘안개’(1967) ‘장군의 수염’(1968) ‘내시’(1968) ‘휴일’(1968) ‘별들의 고향’(1974) ‘길소뜸’(1985) 등이다.

      최근 폐암 3기로 투병 중인 사실이 전해지며 영화계 안팎을 긴장시킨 신성일이지만 행사장마다 정정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수를 치며 그를 환영하는 부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밝은 미소를 보내며 대배우의 여유를 보이기도.

      신성일은 “지난달 23일 폐암 3기 선고를 받았다”라고 고백한 후 “저와 많은 작품을 한 김기덕 감독이 얼마 전 돌아가셨다. 저와 똑같은 폐암 3기에 수술을 받고 돌아가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의사가 5주간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받고 한 달은 더 쉬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다. 의사도 놀라워했다”며 “500편이 넘는 영화에서 주연을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당당한, 비루하지 않은 모습의 영화 배우로 살겠다”는 말로 팬들을 안심시켰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 오늘의 파워링크
    • Today 정보
    • 이시각 관심뉴스
    • To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