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이용철의 위클리리포트] KIA 타선의 신기록은 우연이 아니다

입력 : 2017-07-04 10:07:39 수정 : 2017-07-04 10:07:38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KIA 타선이 연일 무시무시한 화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지난 한 주는 KIA에게 잊지 못할 일주일이었다. 27일 광주 삼성전부터 2일 잠실 LG전까지 6경기 내내 10점 이상을 거두며 ‘6경기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이라는 KBO 최초의 기록까지 써냈다. 종전 최다는 롯데와 NC가 2015년 기록했던 4경기, 이제 KIA 타선은 KBO를 넘어 메이저리그(6경기) 기록 경신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런 신기록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KIA의 변화가 집약돼 있는 결과물이다. 지난 2∼3년간 주전들이 빠져나간 상황 속에서 KIA는 어린 선수들을 철저히 육성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이로 인해 선수층 자체가 두터워지면서 전력이 안정화됐다. 여기에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선빈과 안치홍,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최형우, 트레이드로 들여온 김민식, 이명기가 타선의 짜임새를 완성했다.

KIA의 방망이를 말하자면 박흥식 타격코치의 지도력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부터 KIA에 합류해 선수들을 지도한 지 이제 3년째,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척하면 척’이다. 하지만 박 코치는 먼저 나서서 선수들에게 이것 저것 하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프로는 스스로 찾아해야 한다. 코치가 떠들면 앞에서 시늉은 하겠지만 결국 제 것이 되지 못한다. 자신이 고민하고 연구할 때 비로소 깊이가 생긴다”라는 게 박 코치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사실 코칭스태프의 입장에서 선수가 질문할 때까지 한 발 물러서서 기다린다는 건 상당한 인내가 필요한 일이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하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골반을 활용하면서 선구안이 좋아졌다. 타격 시 상체가 따라나가면 볼에 헛스윙을 하기 쉽지만, 하체를 고정한 채 골반을 쓸 줄 알게 되면 떨어지는 변화구를 참을 수 있게 된다. 게다가 회전력으로 인해 타구의 강도와 비거리도 자연스레 좋아진다. 생활에서 쉽게 쓰지 않는 근육이다보니 선수들도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몇 년 간 박 코치와 함께 캠프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훈련해왔다. 그 효과가 이제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외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는 시즌초 극악의 부진을 경험했다. 하지만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다 포기하는 게 아닌, 동료 선수들의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며 적응기 슬럼프를 극복해나갔다. 팀 타선의 분위기가 외인 타자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과거 해태 왕조는 다른 팀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올시즌 1강 체제를 구축한 KIA는 이 영광을 재현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간 타격의 힘을 앞세워왔지만 최근에는 마운드까지 재정비가 돼가고 있다. 투타가 맞물려 돌아간다면 이제 KIA는 더 무서워질 일만 남았다.

정리=이지은 기자 number3togo@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