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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6-01 06:00:00, 수정 2017-06-01 09:25:53

    [현장메모] "정대현을 너무 믿었다" 김진욱 감독의 뼈아픈 한마디

    •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정대현에 대한 믿음이 너무 컸다.”

      막내구단 kt가 시즌초 몰고온 돌풍은 엄청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개 구단 최약체 팀으로 꼽히며 1군에서의 두 시즌을 모두 꼴찌에 머물렀지만, 개막 후 2주 동안은 8승4패의 성적을 거두며 단 며칠이나마 '단독 선두'에 머무르기도 했다. 제2대 사령탑에 오른 김진욱 감독이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논하는 기사도 쏟아졌다.

      하지만 이런 폭발적인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5월31일 기준 51경기를 치른 가운데 kt의 순위는 리그 8위(22승29패)까지 떨어졌다. 특히 선발진 붕괴가 심각한 수준이다. 외인 원투펀치는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고, 토종 선발들은 급격히 부진에 빠지면서 계산이 서지 않는 상황이다. 붕괴된 선발진을 수습하기 위해 매번 새 얼굴을 마운드에 올리고는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

      사령탑은 과연 팀의 하락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보통 한 시즌을 계획하며 언제쯤 고비가 올 지를 예측하는 과정을 거친다. 한 선수의 체력이나 메커니즘, 과거 부상 이력 등을 토대로 판단하게 된다”라고 설명하던 김 감독은 문득 한 선수의 이름을 콕 짚어내며 한숨을 쉬었다. “정대현에 대한 믿음이 너무 컸다”라는 뼈아픈 고백이었다.

      감독이 선수에 대한 실망감을 밖으로 드러내는 건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김 감독의 청사진에서 정대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는 의미다. ’게으른 천재’로 알려져있던 정대현을 두산 감독 시절부터 지켜봐온 만큼, 올시즌을 앞두고 얼마나 달라졌는 지도 누구보다 잘 아는 게 김 감독이었다. “내가 아는 정대현이 맞나 싶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런닝을 하더라. 아마 올해가 정대현 입장에서는 가장 열심히 훈련했던 해일 것이다”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시즌 역시 ‘봄대현'이라 불리는 패턴을 이겨내지 못한 모양새다. 개막 후 2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으로 2연승을 챙겼지만, 이후 6경기에서 30⅔이닝 39실점(37자책)으로 6연패를 기록하며 지난달 10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올해는 정말 다르다”라는 김 감독의 평가는 “지금은 좋지만 언젠가는 가라앉을 것이다”에 이어 “너무 믿어버렸다”로 변했다. “못하면 군대를 보내버리겠다“는 농담도 더이상 쉬이 할 수 없는 상황, 정대현의 시행착오는 곧 김 감독의 시행착오였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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