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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2-20 16:06:35, 수정 2017-02-20 16:06:35

    "작은 힘 보탤 수 있어 기뻐요"

    라이엇게임즈 '경복궁 건천궁 곤녕합·천추전' 정비 사업 완료
    '한 문화 한 지킴이' 후원 협약 관련 4대 고궁 보존·관리 일환
    2012년부터 35억 넘는 기부금 조성… 문화재청 주도로 쓰여
    • [김수길 기자] #1. 지난해 여름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 앞. 정비 인력들이 2.5톤 차량에서 내려 장비를 챙기는 동안 차량 측면에는 붉은 색 로고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영문으로 표기된 RIOT GAMES(라이엇 게임즈). 미국계 게임 기업 라이엇 게임즈는 유난히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한국 이용자들이 게임 콘텐츠를 사면서 지불한 비용 중 몇 개월 치를 아예 우리 문화재를 가꾸는데 써달라며 기꺼이 내놓는다. 그것도 한국 팬들의 이름으로 전달한다.

      #2. 일각에서 게임 업계를 논할 때면 잦은 야근을 먼저 들춘다. 창의적인 개발과 운용이라는 업종의 특성은 “새벽 이슬을 맞아야 반짝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는 나름의 해명할 논리를 내세웠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지만 라이엇 게임즈 국내 법인의 임직원들은 매년 시간을 정해놓고 우리 문화재를 찾아 쓸고 닦으면서 문화 유산의 소중함을 체득한다. 미국 본사에서 날아온 고위 인사들도 수시로 참가할 만큼 공감대를 형성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한국을 상징하는 여러 문화유산을 마름질하는 정비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부터 만 5년 동안 한국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공식적으로만 35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조성했다. 라이엇 게임즈 내부에 정통한 이들에 따르면 이래저래 합쳐 40억 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회성이거나 생색내기식 지원이 아닌, 기획과 목표를 정해놓고 실행에 옮겨 본질적인 의미를 키우고 있다.

      이처럼 라이엇 게임즈가 한국법인 주관으로 우리 문화재에 꽃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많은 기업 중에서 운좋게 기회를 얻었으니 이를 정성껏 실행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승현 라이엇 게임즈 한국 대표는 “게임과 문화재의 공통점은 만들고 난 뒤 보완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라이엇 게임즈가 자랑스러운 한국 문화와 문화재에 작은 힘을 보탤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강조한다.

      기부금은 문화재청의 주도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문화재 관리와 보존에 남다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최근 문화재청과 함께 경복궁의 건청궁 곤녕합과 천추전 정비 사업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4대 고궁에 대한 라이엇 게임즈의 보존관리 사업의 일환이다. 앞서 2016년 10월 라이엇 게임즈는 문화재청과 별도 협약식을 갖고 재원을 보조했고, 일부를 이번 정비 사업에 투입했다.

      문화재청 측은 3개월 동안 조선의 26대 국왕인 고종과 명성황후의 역사를 간직한 경복궁 내 건청궁 곤녕합과 국왕의 집무실이었던 천추전의 환경 정비, 기반시설 설치를 마쳤다. 관련 행사 시 활용될 다목적 운반차도 사업 기금으로 마련했다.

      건청궁은 고종이 흥선대원군의 섭정에서 벗어나 직접 국가경영을 시작하기 위해 경복궁 북쪽에 지은 건물이다. 건청궁 안에 위치한 곤녕합은 명성황후가 시해돼 을미사변이 일어난 역사의 현장이다. 정비 사업으로 곤녕합 내부의 장판, 천장·창호 도배를 마쳤고 관람 서비스 개선을 위해 전기·통신시설 공사를 병행했다.

      천추전은 경복궁 사정전의 부속 건물이다. 조선의 임금이 집무를 보는 곳으로 사용됐고, 조선 5대 국왕인 문종이 승하한 장소다. 고종 때 경복궁을 중건하며 동시에 복원됐다. 이곳에도 내부 벽지 교체와 창호 도배 등의 작업이 이뤄졌다. 조선 왕조 역사의 현장을 개선된 환경으로 보존하고 후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라이엇 게임즈는 집행한 예산과는 별개로 관리에 필요한 전기차를 기증했다. 이로써 각종 행사에 필요한 물품 이동과 궁궐 내 보존 관리 작업이 용이해졌다. 경복궁 관리소 관계자는 “라이엇 게임즈의 기부금이 문화재 보존 관리와 경관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우리 문화재를 더욱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방안을 라이엇 게임즈와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6월 26일 문화재청과 한국의 문화유산을 함께 보호하자는 취지로 ‘한 문화재 한 지킴이’라는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한국 사업을 출발하던 시기였지만, 과감한 판단으로 해를 거듭하면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5억 원을 시작으로 2013년 6억 원을 기탁했다. 2014년에는 게임 콘텐츠와 연계한 매출 일부(7억 4000만 원)를 합쳐 8억 원 이상을 내놨다. 2015년은 8억 원을 집행했고, 2016년 가을에 8억 원을 더했다.

      해외 문화재 환수 같은 사각지대에 있던 분야에도 손을 대고 있다. 2014년 1월 미국 허미티지 박물관에 소장됐던 조선시대 불화(佛畵) ‘석가 삼존도’를 들여오는데 3억 원을 보조했고,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대한제국 공사관 복원 사업에도 선뜻 자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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