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엿보기] '1승만이라도…' 너무 고요했던 NC의 더그아웃

입력 : 2016-11-03 07:00:00 수정 : 2016-11-02 20:04:59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스포츠월드=창원 이지은 기자] 2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리는 창원 마산구장, 경기시작까지 약 4시간을 앞두고 있었던 경기장에는 몇몇 구단 직원와 언론사 관계자들만이 돌아다녔다. 텅빈 좌석에 둘러쌓인 고요한 그라운드, 먼저 모습을 드러낸 쪽은 홈팀 NC였다. 선수들은 1루쪽 더그아웃 앞으로 모여들며 삼삼오오 몸 풀 준비를 했다.

그러던 NC 선수단이 한 순간 홈플레이트 쪽으로 모여들었다. 일사불란하게 만들어진 큰 원형 대형, 그 중심에는 김경문 NC 감독이 있었다. 선수단 전체가 대답하는 “예” 소리가 그동안 경기장을 감싸던 긴 침묵을 깼다. 그렇게 몇 번 더 대답을 이어가던 NC선수단은 함께 “화이팅”을 외치는 것을 마지막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날 NC 선수들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이 때가 전부였다. 김 감독만이 경기 시작 전 예정돼있던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감독이 잠시 말을 멈출 때면 더그아웃은 다시 고요해졌다. 몸을 수그리며 문을 통과한 선수들은 제 장비만을 챙겨 조용히 벤치 사이를 빠져나갔다. 더그아웃에는 바닥과 마찰하는 스파이크 소리 만이 가득했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표정은 다소 경직돼있었다. 루틴에 맞춰 묵묵히 몸을 풀었고, 각자가 순서대로 훈련을 진행했다. 물을 가지러 돌아오며 간간히 건너듣는 취재진의 인사에도 미소로만 반응했다. 안부를 묻는 간단한 질문에도 “예” 또는 “아니오”로 짧게 답한 뒤 라커룸을 향했다.

선수단을 둘러싼 각종 구설 속 어려운 분위기에서 포스트시즌을 맞이했던 NC였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LG를 기다리며 와신상담했던 NC는 4경기 만에 3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행을 확정했다. 하지만 잠실 원정에서 2패만을 거뒀고, 돌아온 마산 홈에서 역시 설욕에 실패하며 또 한 번 준우승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벼랑 끝에 몰린 NC에게 여유는 사치였다. 모두가 말을 삼갔고, 고요한 분위기 속 경기 준비에 매진했다. 1승을 바라는 선수들의 간절함이 더그아웃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