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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김세현이 젊은 선수들에게 목걸이를 선물한 이유

입력 : 2016-10-14 07:00:00 수정 : 2016-10-13 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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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고척돔 이지은 기자] “이거 (김)세현이 형한테 받았어요!”

13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고척스카이돔, 1루쪽 더그아웃에서는 넥센 막내들의 난데 없는 육탄전이 벌어졌다. 한쪽은 상대의 목에 걸려 있던 무엇인가를 빼앗으려 목을 조르고, 다른 한 쪽은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결국 우격다짐으로 두 개 중 하나를 빼앗긴 쪽은 박주현(20)이었다.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잔뜩 신이나 있었다.

이들이 몸싸움까지 벌였던 대상은 다름 아닌 ‘건강 목걸이’다.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이라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평범한 액세서리다. 경기 중에도 선수들의 목에 걸린 이런 종류의 목걸이들을 찾아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하얀 목걸이에 이들이 이렇게 들떠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물을 한 당사자 김세현(29)은 외려 쑥스러워 했다. 그는 “꼭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엄청난 행사를 한 것 같이 보이는데, 그런 건 아니다”라며 “여러 개 받았는데 내가 다 쓸 수는 없지 않나. 시즌 중에라도 받으면 다 줬을 것이다. 특별할 것 없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후배들이 “세현이 형이 줬다”며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뒤에는 뿌듯한 웃음이 자리했다. 자신 역시 그 마음을 너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선수가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리면 관련 물품들이 협찬이 들어온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경우 그런 협찬을 받기가 쉽지 않다”며 “나도 유명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나만 그런 물품들을 못 받고 하면 소외감이 들곤 했다. 선배들이 주지 않으면 갖기도 어려웠다”라고 털어놨다.

넥센은 선수단의 평균 연령이 비교적 낮은 구단에 속한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선수들이 무려 11명이나 자리하고 있다. 이날 김세현은 자신이 받은 약 20여개의 건강 목걸이를 신인급 선수들을 비롯해 불펜 포수들에도 선물했다. 과거 자신이 느꼈던 소외감을 후배들이 다시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선배의 따뜻한 마음이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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