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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6-25 06:00:00, 수정 2016-06-25 21:13:35

    [권영준 독한S다이어리] 아! 쉽다 ‘신체 충돌’… 아쉽다 ‘심판 권위’

    •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선수와 주심의 신체적 충돌이 발생했다. 한국 축구의 현주소이다. 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심코 지나쳤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시간은 지난 2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K리그 클래식 2위 FC서울과 K리그 챌린지 1위 안산 무궁화의 ‘2016 축구협회(FA)컵’ 16강전이 펼쳐졌다. 특히 이날 경기는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으로 떠나는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고별전에 모든 시선이 쏠렸다. 때문에 경기 막판 벌어진 논란의 장면이 조용히 묻혔다.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5분이었다. 교체투입된 FC서울의 조찬호가 문전으로 쇄도했고, 안산 골키퍼 이진형은 공을 잡아내기 위해 전진하는 상황이었다. 타이밍 상 조찬호가 한 발 늦었고, 이진형이 먼저 공을 잡아챘다. 직전 조찬호는 공을 향해 슬라이딩을 했고, 골키퍼 이진형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조찬호의 발이 높았다. 자칫 부상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이진형이 조찬호를 향해 화를 내며 일촉즉발의 사태 직전까지 갔다. 골키퍼 이진형의 입장에서는 조찬호의 위험한 플레이에 화가 날 법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에 연출된 장면이었다.

      주심은 충돌 직전의 이진형과 조찬호를 때어내기 위해 이진형을 가로 막았다. 그런데 흥분한 이진형은 주심을 밀쳐내며 신체적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주심은 이진형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이진형은 크게 냉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장면은 중계 방송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모두 이 장면을 지켜봤다. 결국 주심은 조찬호와 이진형에게 모두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만 대한축구협회 FA컵 관련 기록 사항에는 조찬호의 경고만 명시됐다.

      전후 사정에 다 이유가 있겠지만, 선수와 심판의 신체적 충돌은 이유를 막론하고 그라운드에서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는 선수가 심판의 권위에 스스로 도전한 꼴이 된다. 최근 한국 축구의 심판진의 권위는 바닥까지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전직 프로축구 심판들의 금품 수수 혐의로 기소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올 시즌 프로리그에서도 오심 논란이 잇달아 발생했다. 심판진의 자각도 분명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라운드에서 페어플레이를 해야할 선수단까지 이러한 행동으로 심판의 권위를 깎아내린다면 축구판 전체의 ‘제 살 깎아먹기’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도, 심판진도 모두가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팬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는 언제나 “경기장의 주인은 팬”이라고 외친다. 하지만 정작 그라운드에서 행해지는 행동들은 정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날 안산 무궁화의 선수단은 원정석에서 열띤 응원을 펼친 팬과 호흡하지 않았다. 이날 안산의 유일한 득점을 기록한 선수도 동료와 인사를 나눈 뒤 그라운드 중앙으로 달려와 본부석을 향해 경례를 했다. 교체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본부석이 우선이었다. 선수들 잘못이 아니다. 한국 축구가 낳은 태생적인 문제점이다.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프로리그가 활성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팬이 많아야 한다. 그래서 팬을 위한 경기를 해야 한다. 존중, 호흡, 노력이 모두 이 범주에 속한다. 모두가 팬을 위해 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OSEN, 포털사이트 네이버 FA컵 중계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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