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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6-20 18:02:23, 수정 2016-06-20 18:05:42

    [공연리뷰] 몰라보게 성장한 실력파 밴드, 잔나비의 '몽키 호텔'

    •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홍대엔 수많은 인디밴드들이 있다. 색깔도 제각각, 장르도 제각각이다. 그런데 유독 자신들의 음악성과 대중성을 다잡으며 꾸준히 커나가는 밴드가 있다. 바로 잔나비다.

      원숭이띠 동갑내기 다섯 명으로 구성된 밴드 잔나비는 데뷔곡 '로케트'로 인디신에 파란을 일으켰던 무서운 신예. 인천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슈퍼루키로 선정돼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고, 이후 각종 공연, 페스티벌에 초청돼 두각을 드러내며 차곡차곡 두터운 팬덤을 쌓아왔다.

      이와 함께 잔나비는 다수의 tvN 드라마 OST에 참여, 직접 만든 곡으로 직접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형 OST 강자로 떠올랐다. tvN 드라마 '구여친클럽'을 시작으로, '식샤를 합시다2', '두번째 스무살', '디어 마이 프렌즈' 등 인기 드라마에는 꼭 잔나비의 노래가 있었다. 첫 소절만 들어도 "아!"하게 만드는 '쿠쿠'를 시작으로, 잔나비는 OST 분야에도 영역을 확장시켰다. 심지어 tvN 공무원이란 말이 생길 정도. 잔나비와 tvN 드라마와의 인연은 유독 깊다.

      그런 그들이 첫 정규앨범 '몽키 호텔' 발매를 앞두고 있다. 맨땅에서 음악을 시작한 잔나비에게 정규앨범 '몽키 호텔'은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자신있게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결과물인 셈. 콘셉트도 잔나비답게 재기발랄하다. 원숭이들의 호텔이란 '몽키 호텔'을 콘셉트로, 마치 테마파크를 다녀온 것처럼 총천연색 같은 다양한 음악들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몽키 호텔'의 콘셉트와 음악은 대략 지난 3월에 완성됐다고 하니, 그 퀄리티는 보장된 셈. 다만 아쉽게도 음악적 보완이 필요해 계속해서 정규앨범 발매가 늦춰지고 있는 상태지만, 잔나비는 이런 아쉬움을 날리기 위해 지난 18일 첫 정규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몽키 호텔'에서 수록곡 일부를 팬들에게 먼저 선보였다.

      리더 최정훈도 "발매가 계속 지연돼 우리도 아쉽고, 팬들에게도 죄송하다. 하지만 자신있게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이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하기도. 그만큼 잔나비에게 있어 첫 정규앨범이 갖는 의미는 상당했다.

      그래서일까. 지난 18일 열린 잔나비의 첫 정규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몽키 호텔'은 단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알찬 구성이 돋보였고, 퀄리티도 높았다. 풀밴드 사운드에 얹어진 최정훈의 짙은 보컬이 연신 귀를 자극했고, '몽키 호텔'이란 콘셉트답게 호텔리어 복장으로 등장한 잔나비의 모습은 눈을 즐겁게 했다. 또 적재적소에서 빵빵 터지는 입담은 물론, 팬들의 호응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특유의 넉살까지, 갖출 건 다 갖춘 밴드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이날 공연의 포문은 방송인 황석정의 목소리로 소개된 몽키호텔 콘셉트 영상이었다. 잔나비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는 황석정은 재치있는 말투로 몽키호텔의 콘셉트와 스토리를 들려줬고, 그 과정에서 "정규앨범의 수록곡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고 귀띔해 팬들의 귀를 쫑긋하게 했다. 영상의 퀄리티도 남달랐다. "음악만 하는 줄 알았는데, 영상도 참 잘 만드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감각적이고 재치있는 영상으로 공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영상 상영이 끝난 뒤 잔나비가 무대에 등장했다. 서정적인 멜로디의 곡으로 분위기를 예열한 잔나비는 데뷔곡 '로케트'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레드컬러가 돋보이는 호텔리어 복장으로 등장한 잔나비는 여유롭게 떼창을 이끌어내며 첫 스타트를 화끈하게 끊었다. 마치 공연의 대미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관객들의 떼창 또한 지붕을 뚫을 듯 했다.

      두 번째 곡은 '베이비 메이비(Baby Maybe)'였다. 달달한 최정훈의 음색으로 취향을 저격한 잔나비는 마치 지휘자가 된 듯 관객들을 음악으로 조련했다. 특히 '라랄라라라~' 부분에서 최정훈은 지휘자로 빙의해 떼창을 리드했고, 이에 팬들은 방긋 미소를 지으며 떼창으로 화답했다.

      달달한 무대는 계속 이어졌다. '사랑하긴 했었나요…'를 선곡한 잔나비는 관객들의 감성을 다시 한 번 터치했다. 유영현의 감미로운 피아노 반주로 시작된 '사랑하긴 했었나요'는 잔나비의 감성을 한껏 느낄 수 있었고, 곡 후반부에는 최정훈이 객석을 1, 2, 3, 4분단으로 나누어 호응을 유도해 팬들의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첫 정규앨범 '몽키 호텔' 수록곡을 공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첫 번째로 공개된 곡은 '꿈나라 별나라'. 앞서 공개된 '떼창 특강'에서도 소개된 '별나라 꿈나라'는 팬들의 호응에 힘입어 완벽한 무대로 완성됐다. 재치있는 노랫말에 감각적인 멜로디가 어우러져 계속해서 귓가를 자극했다. 이어 선보인 '달'에선 진한 감성을 품은 잔나비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콘서트에서도 사연송 이벤트는 어김없이 이어졌다. '사연송'은 잔나비가 팬들의 사연을 공모받아 곡으로 만들어내는 이벤트. 이날 소개된 사연은 어쩔 수 없이 예대 진학의 꿈을 포기하고 일반인의 삶을 살고 있지만, '슈퍼스타' 잔나비의 음악을 듣고 꺾여버린 꿈을 다시 찾게 됐다는 스토리였다. 사연을 소개한 뒤 잔나비는 서정적인 멜로디에 가슴을 촉촉히 적시는 노랫말이 돋보이는 사연송을 선보였고, 그중에서도 유영현의 서정적인 건반 연주가 귓가를 사로잡았다.

      이어진 순서는 '파라다이스'였다. 사연송으로 탄생한 곡이자,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 OST에 삽입된 곡. 경쾌한 리듬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잔나비는 1부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잠시 장내를 정리한 뒤 잔나비가 옷을 갈아 입고 다시 등장했다. 2부는 분위기가 한층 가벼워졌다. 템버린을 들고 등장한 최정훈은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OST '얼마나 좋아'로 2부의 스타트를 화려하게 끊었다. 상큼한 멜로디에 팬들과 함께 점프를 하면서 스탠딩의 묘미를 만끽했다.

      두 번째 곡은 '파이어'였다. 아직 미발매된 곡이지만, 잔나비 팬들 사이에서는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 록스피릿 충만한 잔나비를 느낄 수 있는 곡으로, 후렴구에서 역시 관객들과 함께 점프를 하면서 2부 순서를 초반부터 뜨겁게 달궜다.

      잠시 뜨거웠던 열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너같아'를 선보였다. 보컬 최정훈의 놀라운 성량을 느낄 수 있는 곡이지만, 정작 그는 "개인적으로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곡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공연에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팬들은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공연에서 자주 듣고 싶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피력해 눈길을 끌기도.

      2부에서도 첫 정규앨범 '몽키 호텔' 수록곡을 선보이는 순서가 마련됐다. 먼저 선보인 곡은 'The Secret of Hard Rock'으로, 김도형의 강력 추천으로 탄생한 강렬한 록 스타일의 노래였다. 감각적인 멜로디에 풀밴드 사운드가 곁들여져, 웬만한 록밴드 못지 않은 강렬한 곡으로 탄생됐다. 곡을 선보인 뒤 최정훈은 "음악적으로 고민이 많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곡"이라고 소개, 첫 정규앨범에 담긴 열정과 열망 등을 간접적으로 역설했다.

      이날 세 번째 선보인 수록곡 'Hong Kong'은 제목 그대로 홍콩에서 만든 곡이라고. 최정훈은 "홍콩에 갔다가 비행기를 놓쳤을 때 가사를 썼다. 곡 쓰기 어려웠을 때 만들었던 노래"라고 소개해 관심이 집중됐다. 'Hong Kong'은 묵직한 사운드에 서정적인 멜로디가 돋보였다. 그러다 후반부엔 강렬한 밴드 사운드로 반전을 선사, '뭔말인지 모르겠어'란 반복되는 노랫말로 강렬한 인상을 끊임없이 남겼다. 이어서 잔나비는 '노벰버 레인(November Rain)'을 연이어 열창, 가슴을 촉촉하게 적시는 감성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공연시간이 2시간 째에 가까워질 때쯤, 잔나비는 밝고 상큼한 곡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관객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OST '뷰티풀'로 상큼 청량한 무대를 선보인 잔나비. 무대 도중 미모와 매너를 겸비한 '최실장' 최정준 실장이 몽키호텔 복장을 입고 무대에 등장해 수많은 소녀팬들의 가슴을 마구마구 흔들어 눈길을 끌었다.

      잔나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더 몰아쳤다. 잔나비는 '두번째 스무살' OST '쿠쿠(CUCKOO)'로 가볍게 팬들의 떼창을 이끌어냈고, '알록달록' 순서에선 모두가 함께 점프를 뛰며 공연을 만끽했다. 이날 대미를 장식한 곡은 바로 '봉춤을 추네'. 탬버린으로 팬들의 호응을 유도한 최정훈은 파워풀한 보컬로 좌중을 압도했고, 드러머 윤결은 웃통을 까고 레이저 스틱으로 폭풍 드럼을 선보여 시선을 강탈했다. 오직 팬들을 위한,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순서였다.

      이후 잔나비는 '씨 유어 아이즈(See Your Eyes)'로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고, 앙코르 곡으로 'What's Up'과 첫 정규앨범 수록곡 'Monkey Hotel'을 끝으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이날 잔나비의 콘서트는 아이돌 가수들의 공연과 비교해도 모자름이 없을 만큼, '알차다'는 말이 절로 튀어 나왔다. 음악적인 역량은 물론, 세트리스트 구성, 토크와 이벤트까지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정도의 높은 퀄리티를 자랑한 것.

      보통 가수들도 자신의 곡으로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라이브를 선사하기 쉽지 않은데, 잔나비는 기꺼이 해냈다. 이는 다년간 쌓아온 무대 경험이 빛을 발한 것이다.

      또 첫 정규앨범 수록곡을 팬들에게 먼저 들려줄 수 있는 그 자신감 또한 높이 살만하다. 그만큼 자신들의 음악에 자부심을 갖는다는 것,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한다는 점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노래면 노래, 연주면 연주 그리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 음악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싱어송 라이터 밴드 잔나비. 그들의 보여줄 첫 정규앨범 '몽키 호텔'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잔나비의 음악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순간이다.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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